호주, 기준금리 4.6%로 인상…15년 만에 최고·추가 인상 경고
올해 네 차례 총 1%p 인상…"인플레 상방 위험 현실화"
중동발 유가·AI 데이터센터 투자 물가 압박…11월 추가 인상 확률 43%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호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15년 만의 최고 수준인 4.60%로 인상하고 물가를 잡기 위해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 급등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붐까지 겹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강해졌다는 판단이다.
호주중앙은행(RBA)은 29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35%에서 4.6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결정은 만장일치였으며 시장 예상에도 부합했다.
RBA는 올해 네 차례에 걸쳐 금리를 총 1%포인트 올리면서 지난해 0.75%포인트 인하분을 모두 되돌렸다.
RBA는 "지난 회의 이후 인플레이션의 일부 상방 위험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원유 공급에 추가 차질이 발생했고 최근 지표는 호주의 성장과 물가가 예상보다 높았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물가를 지속적으로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조치를 계속하겠다며 "필요하다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부담은 에너지 가격이다. 브렌트유는 RBA가 마지막으로 회의를 열었던 8월 이후 약 20% 상승했다. 중동 분쟁이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연료비 상승이 다른 상품과 서비스 가격으로 번질 위험도 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30일 발표될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4.1%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RBA의 물가 목표 범위인 2~3%를 크게 웃돈다. 근원 인플레이션도 3.6%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붐도 물가 압력을 높이고 있다. 웨스트팩증권은 호주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최대 1750억호주달러(약 12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대규모 투자가 국내 수요를 자극하면서 물가를 밀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앤드루 하우저 RBA 부총재도 최근 미국을 방문해 AI 투자 열풍을 직접 확인한 뒤 인플레이션을 이전보다 더 우려하게 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호주 경제는 고금리 여파로 둔화하고 있지만 물가 우려를 잠재울 정도는 아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2.1%로 1분기 2.5%보다 낮아졌지만 RBA가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지속 가능하다고 보는 2% 수준을 여전히 웃돌았다.
노동시장은 다소 식고 있지만 여전히 고용 수요가 강한 것으로 RBA는 판단했다. 8월 취업자 수는 예상보다 많이 늘었다. 실업률은 4.6%로 소폭 올랐지만, 일자리를 찾으려는 사람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금융시장은 이날 금리 인상을 이미 반영하고 있었다. 호주달러는 미 달러 대비 0.7014달러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시장의 관심은 추가 인상 여부로 이동했다. 금리시장은 11월 RBA가 다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43%가량 반영하고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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