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채권 베테랑, 6년 만에 강세 전환…"美국채 지금은 살 때"

10년물 5.27%로 2007년 이후 최고…비앙코 "금리 더 오르면 더 산다"
5%대 높은 이자가 손실 방어막…금리 1%p 내리면 수익 13%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국채금리가 2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그동안 월가에서 채권 약세론을 고수했던 베테랑 전문가가 6년 만에 강세로 돌아섰다. 국채금리가 5%를 넘어선 만큼 채권 가격이 더 떨어지더라도 높은 이자 수익이 손실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짐 비앙코 비앙코리서치 대표는 미국 국채에 대해 "이것은 가치 투자"라며 "금리가 더 올라간다면 계속해서 더 살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앙코 대표는 퍼스트보스턴과 UBS 등을 거쳐 1998년 비앙코리서치를 설립한 40년 경력의 월가 채권 전문가다. 그는 2020년부터 줄곧 미국 국채에 약세 입장을 유지해왔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5.27%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유가와 끈질긴 인플레이션, 재정적자 우려에 견조한 경제까지 겹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강해진 영향이다.

하지만 비앙코 대표는 오히려 5%를 넘어선 국채금리가 매수 기회를 만들었다고 봤다. 그는 "지금 모두가 채권시장에 대해 터무니없을 정도로 비관적"이라며 "5.2% 금리에 채권을 사면 두툼한 완충장치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지금 국채를 사면 5%가 넘는 높은 이자 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 금리가 더 오르더라도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10년 만기 국채를 사서 1년 동안 보유할 경우 금리가 약 6%까지 오르기 전까지는 이자 수익이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보다 크다.

현재보다 금리가 1%포인트 더 오를 경우에도 이자를 포함한 1년간 손실은 2% 미만으로 추산됐다. 반대로 금리가 1%포인트 떨어지면 높은 이자 수익에 채권 가격 상승까지 더해져 약 13%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금리가 상승할 경우의 손실보다 하락할 경우의 수익이 훨씬 큰 구조다.

비앙코 대표는 실제로 자신이 운용하는 채권지수에서 금리 변화에 더 민감한 채권의 비중을 늘렸다. 다만 한꺼번에 투자하기보다는 조금씩 국채 매수를 확대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발을 담그고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비앙코 대표가 국채에 강세 입장을 밝힌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당시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사상 최저인 0.3%까지 떨어진 이후 줄곧 채권 약세론을 유지해왔다.

비앙코 대표는 최근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매파적으로 돌아선 점에도 주목했다. 연준은 이달 2023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금리스와프 시장에는 향후 12개월 동안 0.25%포인트씩 거의 네 차례의 추가 인상이 반영돼 있다.

비앙코 대표는 최근 국채금리 급등을 경제 위기의 신호라기보다 역사적인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는 과정으로 평가했다. 1981년 이후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평균 약 5.3%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는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2010~2020년의 제로금리가 터무니없는 예외였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