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규제 놓고 맞선 트럼프·앤트로픽 CEO 첫 단독 회동

아모데이 "AI 개발 속도 늦춰야"…트럼프 "우리가 앞서는데 왜 포기하나"
갈등 이어온 두 사람 27일 만찬…AI 안전규제 놓고 논의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 2026.02.1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 안전 규제를 놓고 대립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처음으로 단독 회동한다.

27일(현지시간)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아모데이 CEO는 이날 저녁 만찬을 갖는다. 두 사람이 비공개로 일대일 회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최근 AI의 위험과 개발 속도를 둘러싸고 상반된 입장을 보여왔다.

아모데이는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는 위험을 경고하며 최첨단 AI 모델의 개발 속도를 늦추고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일론 머스크도 최근 고성능 AI의 개발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동참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AI의 파국적 위험에 대한 우려를 '사기'(hoax)라고 일축하며 규제가 미국의 AI 개발을 늦춰 중국과의 경쟁에서 불리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최근에도 새로운 AI 안전장치 도입에 반대하며 규제보다 미국의 기술 우위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모데이와의 만찬에서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그의 주장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미국이 AI 경쟁을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면서 AI가 인터넷보다 더 큰 기술이 될 수 있고 미국이 관련 시설에 수조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번 만찬은 트럼프 행정부와 앤트로픽이 올해 여러 차례 충돌한 뒤 마련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양측은 올해 초 미 국방부와의 계약을 놓고 갈등을 빚었고 미 상무부는 지난 6월 앤트로픽의 AI 모델에 수출통제를 부과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앤트로픽을 국가안보 위협으로 봤느냐는 질문에 한때는 그랬을 수 있다고 답하면서도 이후 관계가 개선됐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아모데이는 지난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열린 백악관 국빈만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샘 올트먼과 일론 머스크,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주요 AI·기술기업 수장들이 참석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후 아모데이에게 직접 이번 만찬을 제안했다. 악시오스는 이번 회동이 그동안 껄끄러웠던 앤트로픽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계가 개선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회동은 AI 안전에 대한 우려가 기술업계와 정치권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열린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는 새로운 AI 시스템에 대한 안전성 시험과 위험 공개를 의무화하는 방안 등이 제기되고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도 이날 NBC 인터뷰에서 AI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며 기업들의 자율규제만으로는 부족하고 의회 차원의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규제가 개발 속도를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는 것을 경제정책의 주요 과제로 삼으면서 새로운 규제보다는 AI 기업들이 자신들이 내놓는 기술에 개별적으로 책임지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