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연준, 금리에 열린 마음 가져야…AI 생산성이 물가 억제"

"1990년대 인터넷 붐 때와 비슷하거나 더 큰 생산성 향상"
"근원물가 최근 몇달 하락"…이란산 원유 中 공급도 2주내 중단 전망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20일(현지시간) 뉴욕 JP모건 본사에서 허리펑 중국 부총리를 만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2026.9.2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인공지능(AI)에 따른 생산성 향상과 규제 완화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경로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27일(현지시간) 베선트 장관은 폭스뉴스 '선데이 모닝 퓨처스'에 출연해 미국 경제가 1990년대 인터넷 붐 당시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큰 생산성 향상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이 생산성 향상을 감안해 경제의 강한 성장을 용인했던 점을 거론했다. 베선트 장관은 그린스펀이 경제가 계속 성장하도록 "내버려뒀다(let things run)"며 연준 이사회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자들도 규제 완화와 생산성 향상의 효과를 고려해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연준이 최근 금리 인상에 나선 상황에서 나왔다.

미국의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3%,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를 근거로 "근원 인플레이션은 매우 잠잠했고 실제로 지난 몇 달 동안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올해 미국 물가는 이란 전쟁에 따른 휘발유·경유 가격 급등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에너지 시설 공격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우려는 최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국채금리 상승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연준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3.75~4.00%로 올렸다. 2023년 7월 이후 3년여 만의 첫 금리 인상이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서는 올해 말 금리 중앙값이 4.1%로 제시돼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베선트 장관의 주장은 연준 내부에서 최근 나오는 경계론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인플레이션 기대가 현재까지는 비교적 잘 고정돼 있지만 물가상승률이 장기간 2% 목표를 웃돌 경우 인플레이션 심리가 굳어질 위험이 있다며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도 조만간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이란에 대한 지원을 상당폭 줄였다며 현재 해상 운송 중인 이란산 원유가 약 1500만배럴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아마 앞으로 2주 안에 중국에 마지막 원유가 인도될 것이고 그 뒤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인 중국으로 향하는 공급까지 끊길 경우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게 베선트 장관의 설명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