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 투매…30년물 22년 만에 최고·10월 금리인상 확률 70%

30년물 5.47%·10년물 5.17%…유가 급등·강한 경기 겹쳐
베선트 바이백도 역부족…최대 60억달러 중 40.8억달러 매입

뉴욕증권거래소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20여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국제유가 급등과 강한 미국 경제로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인상 전망이 강화된 데다 장기금리를 억제하려는 미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마저 목표액에 미달하면서 매도세가 거세졌다.

24일(현지시간)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0.07%포인트 상승한 5.47%로 2004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도 0.05%포인트 오른 5.17%로 2007년 이후 최고를 나타냈다. 전날에는 하루에만 0.15%포인트 급등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이번 국채 투매의 직접적인 배경은 유가 급등과 강한 미국 경기다. 브렌트유는 이날 4.8% 급등해 배럴당 108달러를 기록했다. 전날에도 3.9% 올랐다.

미국과 이란이 유엔총회에서 강경한 입장을 주고받으면서 전쟁 장기화와 고유가 지속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미국 기업활동이 이달 5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확장했다는 경제지표까지 나오면서 연준이 금리를 더 빠르게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했다.

금리 파생상품 시장은 연준이 오는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약 70% 반영하고 있다. 전날 장 초반 약 50%에서 크게 높아졌다.

앤드루 피스 러셀인베스트먼츠 아시아태평양 투자책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공급 측면의 충격과 과열된 경제가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시장이 중앙은행의 대응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 내부의 포지션 청산도 금리 상승 폭을 키웠다. 모히트 쿠마르 제프리스 전략가는 단기 국채가 장기물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데 베팅했던 헤지펀드들이 포지션을 정리하면서 금리 상승세가 증폭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장기금리를 안정시키려는 미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도 시장의 매도세를 막지 못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국채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재무부가 투자자들로부터 기존 국채를 되사는 바이백 프로그램 규모를 확대했다.

하지만 이날 재무부가 실제 매입한 장기 국채는 40억8000만달러에 그쳐 최대 목표액인 60억달러에 미달했다. 확대된 바이백이 실시된 두 차례 모두 최대 매입 규모를 채우지 못했다.

FT는 이날 예상보다 적은 장기채 매입도 국채금리 상승을 부추겼다고 전했다.

이란 전쟁 이후 국채금리가 급등한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대규모 재정적자와 사상 최대 수준의 글로벌 채권 발행도 장기물에 부담을 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급등하는 국채금리가 각국 재정에 '중대한 우려'라고 경고했다. 금리 상승으로 정부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 재정 우려가 더욱 커지고, 이것이 다시 국채금리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미국발 국채 투매는 세계 시장으로 번졌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0.1%포인트 오른 3.08%로 1996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3.61%, 영국 10년물은 5.38%까지 상승했다.

에릭 로버트슨 스탠다드차타드 글로벌 리서치 책임자는 주요국 국채금리가 동시에 상승하고 있다며 재정 위험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부정적인 순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