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AI 디커플링에도 자금은 역주행…상대국 기술주에 베팅
美은행, 中첨단기술 자금조달 30% 맡아…中자금은 美반도체로
中·홍콩 美주식 보유액 7500억달러…'실리콘 장막'에도 투자 연결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중국이 인공지능(AI) 공급망을 서로 분리하며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돈은 오히려 양쪽을 넘나들고 있다.
월가 은행들은 중국 AI·반도체 기업의 자금조달을 돕고 중국 투자자들은 미국 기술주에 돈을 넣는 등 이른바 '실리콘 장막'을 사이에 둔 금융 연결고리가 여전히 강하게 유지중이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자료를 분석한 결과 월가 은행들은 올해 중국 첨단기술 기업의 주식 자금조달 19건에서 주간사로 참여했다. 전체 조달액은 172억 달러(약 24조 원)로 중국 첨단기술 업종 전체 주식 발행액의 약 30%에 달했다.
중국 자금도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홍콩과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 가치는 지난 1년간 23% 증가해 7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미국 반도체주가 중국 해외투자 펀드의 주요 투자처로 꼽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기술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AI 등 민감한 첨단산업에 대한 미국의 대중국 투자도 규제하고 있다. 중국 역시 AI와 반도체 자립을 추진하며 독자적인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상장주식 투자는 미국의 대중 투자 규제에서 예외로 인정되고 있어 월가의 중국 AI 기업 자금조달 참여는 이어지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씨티그룹은 올해 홍콩에서 68억 달러를 조달한 중국 광통신 부품업체 중지이놀라이트의 공동 글로벌 주간사로 참여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AI 개발업체 미니맥스와 반도체업체 몽타주테크놀로지 등의 홍콩 상장에도 참여했다.
JP모건은 AI 서버용 인쇄회로기판 업체 빅토리자이언트테크놀로지의 약 26억 달러 규모 홍콩 주식 매각을 주관했다.
중국의 미국투자 흐름도 상당하다. 중국 외환당국의 쿼터를 통해 해외에 투자하는 중국 펀드의 운용자산은 1조 위안(약 1500억 달러)으로 미국 주식과 기술주가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올해 마이크론과 AMD, 샌디스크, 램리서치,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등에 대한 투자도 늘었다.
중국계 자금이 참여한 미국 AI 기업의 자금조달 규모는 2023년 약 4억3600만 달러에서 올해 9월 중순까지 약 89억 달러로 20배 이상 급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AI업체 아틀리안의 제임스 버클리소프 최고경영자(CEO)는 미·중 기술 생태계가 갈라지면서 "두 개의 인터넷, 두 개의 반도체 생태계, 두 개의 규칙"이 생길 것이라며 투자 포트폴리오 역시 양쪽에 걸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의 금융 연결은 관계 악화에 제동을 거는 안전판이 될 수 있지만 기술 갈등이 격화해 AI 생태계가 완전히 분리될 경우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며 충격을 키울 위험도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shink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