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금리 올려도 엔저, 달러당 157엔대…美日 금리차에 캐리트레이드
美日 금리차 2.75%p…"연말 달러당 160엔까지 오를 수도"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31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렸지만, 엔화가 미 달러당 157엔대의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매파적으로 돌아서면서 일본과의 금리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엔화는 22일 오전 달러당 157.33엔에서 거래됐다. 일본이 공휴일로 휴장한 데다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이 있어 움직임은 제한적이었다.
엔화는 지난 18일 BOJ의 금리 인상 이후에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BOJ는 기준금리를 1.0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1995년 이후 31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2명의 위원이 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진 것이 시장에서는 비둘기파적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엔화는 이달 초 BOJ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와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이 겹치며 달러당 152엔대까지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미국까지 금리 인상에 나서고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미일 금리차가 빠르게 좁혀지기 어렵다는 전망이 확산했고 엔화는 다시 157엔대로 밀렸다.
특히 BOJ만 금리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도 긴축으로 돌아섰다는 점이 엔화에 부담이다.
연준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3.75~4.00%로 인상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하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도 다음 주 올해 네 번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90%가량 반영돼 있다.
BOJ가 금리를 올리더라도 다른 중앙은행이 더 빠르게 인상하면 일본과 주요국의 금리 격차는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 현재 미국과 일본의 정책금리 격차는 약 2.75%포인트에 달한다.
카를로스 카사노바 UBP 선임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BOJ가 연준보다 더 빠르게 통화정책을 긴축하지 않는 한 약 2.75%포인트에 달하는 미일 금리차가 엔화 조달 캐리트레이드를 계속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리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통화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거래다. 일본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되면 엔화를 빌려 달러 등 고금리 통화 자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이어져 엔화 가치에는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BOJ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1.50%로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약 30%로 반영하고 있다. 반면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4.00~4.25%로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가능성은 약 55%다.
카사노바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엔 환율이 올해 말 160엔까지 오른 뒤 내년 중반 156엔 수준으로 내려올 것으로 전망했다.
엔화 약세가 심해질 경우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BOJ가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글로벌 긴축으로 미일 금리차가 유지되면서 일본 통화당국은 추가 금리 인상과 외환시장 개입 사이에서 엔화 약세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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