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동서송유관 수일 내 재가동 전망에 국제유가 3% 급락
美에너지장관 "중단은 일시적…며칠 안에 원유 다시 흐를 것"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16일(현지시간) 3% 안팎 급락했다. 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된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East-West) 송유관이 며칠 안에 재가동될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전망이 나오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장보다 3.2% 떨어진 배럴당 102.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2.7% 하락한 배럴당 105.83달러에 마감했다.
중동 지역의 전투가 격화하면서 국제유가는 이달 들어 16% 넘게 급등한 상태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 동서 송유관 가동 중단을 "짧고 일시적인 차질"이라고 평가하며 복구 기간이 "며칠 단위로 측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가 며칠 안에 다시 송유관을 통해 흐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동서 송유관은 사우디 동부 유전지대에서 홍해 연안 얀부까지 원유를 운송하는 핵심 수송로다.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어 중동 전쟁 이후 사우디 원유 수출에서 중요성이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송유관은 지난주 이라크에서 발사된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입어 가동이 중단됐다. 사우디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피해 규모나 정상화 시점을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복구에 최대 수주가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지만 라이트 장관은 송유관이 중단된 동안에도 사우디가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받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을 늘리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사우디는 오만을 활용한 우회 수출도 확대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사우디는 오만 소하르 앞바다에서 선박 간 환적 방식으로 아시아 정유사에 추가 원유를 공급하고 있다. 공급 차질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가 이날 유가 하락에 힘을 보탰다.
원유시장 분석업체 케이플러의 맷 스미스 상품 리서치 책임자는 CNBC에 총 800만배럴을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유조선 4척이 전날 사우디 라스 타누라와 주아이마 항구에서 원유를 선적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들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오만 쪽으로 원유를 운반하는 작업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송은 여전히 전쟁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미국의 보호 아래 오만 연안을 따라 일부 수송로가 확보됐지만 선박 공격 위험도 계속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16일 공개된 예비 선박 추적 자료에서 전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4척으로 최근 10일 평균 18척을 크게 밑돌았다.
미국 원유 재고 지표도 이날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 재고는 약 64만배럴 감소하는 데 그쳐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162만배럴 감소에 못 미쳤다. 휘발유와 중간유분 재고는 오히려 증가했다.
다만 중동의 공급 불안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사우디와 예멘 후티 반군 간 충돌이 격화하고 있고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 역시 크게 제한된 상태다. 이에 따라 사우디 송유관의 실제 복구 시점과 호르무즈 해협의 수송 정상화 여부가 향후 유가의 핵심 변수로 남을 전망이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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