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가상자산 '클래리티법' 부결…민주 "트럼프 이해충돌"
절차표결서 공화당 4명도 '반대표'…중간선거 앞두고 사실상 처리 중단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미국 상원이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지한 포괄적 가상자산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절차표결에서 필요한 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수개월간 법안을 추진했던 디지털자산 업계와 공화당에 큰 타격이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클래리티법'(Clarity Act)은 이날 법안 심의를 진행하기 위한 상원 절차표결에서 찬성 49표, 반대 50표를 얻어 법안 심의 진행에 필요한 60표에 크게 못 미쳤다.
공화당의 제리 모런·수전 콜린스·조시 홀리·톰 틸리스 상원의원 4명이 민주당 의원 전원과 함께 반대표를 던졌다. 틸리스 의원은 향후 법안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유지하기 위한 절차적 조치로 찬성에서 반대로 표를 바꿨다.
민주당은 밈코인 발행 등으로 가상자산 사업에서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인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있는 법안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이해충돌 소지를 없애지 않는 한 찬성할 수 없다며 법안을 막아섰다.
이번 표결로 법안 처리는 사실상 중단됐다. 의회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달 휴회에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앞서 상원 공화당은 은행업계와 민주당 일각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표결 직전인 13일 밤 수정된 법안 내용을 공개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클래리티법은 암호화폐와 디지털자산에 대한 감독 권한을 어떻게 나눌지 기본 원칙을 담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는 클래리티법이 보다 확고한 법적 기반을 마련해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는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법안 통과를 위해 수억 달러를 정치 활동에 투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의회에 클래리티법을 통과시키라고 촉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과정에서 자신을 '가상자산 대통령'이라고 칭하며 가상자산 업계의 정치자금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이에 따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를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당국이 가상자산 정책의 공백을 메우게 될 전망이다.
다만 가상자산 업계에 우호적인 규정을 마련하는 작업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복수의 가상자산 업계 전문가는 입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규제 정책이 정치 환경의 변화와 법원의 소송·판결에 따라 흔들릴 수 있어 가상자산 업계에 지속적인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의회만이 지속 가능한 규제 체계를 만들 수 있다고 평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도입된 SEC와 소비자 보호 당국의 정책 수십 건을 대거 철회한 부분 역시 위험성을 부각시켰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은 상원 통과가 비관적으로 예상되며 5% 넘게 하락해 지난 6월 이후 최대 일일 하락률을 기록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의 주가도 최대 10% 하락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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