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 더이상 '무위험 자산' 아니다…美주식 더 몰리는 외국인

美주식 자금유입 GDP 2.8%·국채 2%…금융위기·팬데믹 제외 21세기 처음
국가부채 40조달러·연준 독립성 우려…"달러도 주식 자금흐름에 좌우될 수도"

뉴욕증권거래소.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해외 투자자들이 대표적 무위험 자산인 미국 국채보다 주식을 더 많이 사들이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의 막대한 국가부채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 국채의 위상이 흔들리는 반면 인공지능(AI) 투자 붐을 탄 미국 기업들의 수익성은 크게 개선된 결과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재무부 자료를 토대로 도이체방크가 분석한 결과 올해 6월까지 1년간 해외 투자자의 미국 주식 자금 유입은 미 국내총생산(GDP)의 평균 2.8%에 달했다. 미 국채는 2%에 그쳤다.

금융위기 직후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일시적 시기를 제외하면 해외 투자자의 미국 주식 자금 유입이 국채를 넘어선 것은 21세기 들어 처음이다.

美 기업은 호황, 정부 재정은 악화

뉴욕 증시는 AI 투자 붐을 타고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S&P500지수는 올해 약 12% 올라 4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향하고 있다. S&P500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AI 기업 지분에서 대규모 일회성 이익을 거둔 아마존과 알파벳을 제외해도 증가율은 34%에 달했다.

반면 미국 국가부채는 지난달 40조 달러를 돌파했고 재정적자도 계속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연준 독립성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며 미 국채가 과거처럼 '무위험 자산'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14일 장중 5%를 돌파해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30년물 금리도 올해 초 4.83%에서 5.32%까지 상승했다.

조지 사라벨로스 도이체방크 글로벌 외환리서치 책임자는 "미국 자산시장의 엄청난 변화"라며 "미국 민간 부문의 재무상태는 호황이지만 공공 부문의 재무상태는 계속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터너 블랙록 글로벌 채권 책임자도 "국채는 예전만큼 무위험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위기 때 달러 강세' 공식도 변하나

이 같은 자금 이동은 달러의 움직임까지 바꿀 가능성이 있다. 사라벨로스는 앞으로 달러가 미 국채보다 미국 주식으로 유입되는 자금에 더 밀접하게 연동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가 강해져 미국 주식 매수가 늘어날 때 달러도 함께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시장 불안이 커지면 투자자들이 미 국채로 몰리면서 달러가 오르던 기존의 '위험회피' 패턴과는 반대다.

사라벨로스는 미국 자산이 이제 "'안전자산'이 아니라 선호되는 '위험자산'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채 금리 상승이 지속되면 주식도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금리 상승은 기업의 차입 비용을 높이고 주식 밸류에이션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미힐 플라크만 로베코 글로벌 주식 책임자는 "채권시장에 문제가 생기면 통상 주식시장도 문제가 생긴다"고 경고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