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美국채 금리 상관계수 7년 만에 최고…증시 겹악재
WTI·10년물 금리 1개월 상관계수 0.96…2019년 이후 최고
유가 상승→물가·금리 상승→연준 긴축 압력…"2~3차례 인상 가능성"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 금리가 7년 만에 가장 강하게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금융시장에 새로운 부담으로 떠올랐다. 중동발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으로 이어질 경우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압박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1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BMO캐피털마켓츠가 집계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최근월물과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의 1개월 이동 상관계수는 0.96까지 상승했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의미다. 현재 수치는 2019년 6월 이후 약 7년 만에 가장 높은 양의 상관관계다. 그 이전에는 2014년 10월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중동 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14일 장중 5%를 넘어 2023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문제는 유가 상승의 충격이 채권시장을 거쳐 증시까지 빠르게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CNBC방송은 지적했다.
빌리 렁 글로벌X ETF 투자전략가는 "유가 충격이 이제 금융 여건으로 더욱 직접적으로 전달된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이고 연준의 완화를 늦추며 주식과 신용시장에 적용되는 할인율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 상승이 물가 기대를 높이면 투자자들은 국채에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주식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 떨어진다.
특히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할인해 평가하는 성장주와 기술주는 금리 상승에 더 민감하다. 에너지와 운송비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유가 상승으로 비용 부담까지 동시에 커진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대표는 '유가→인플레이션→국채금리→연준 통화정책→증시'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가가 계속 상승한다면 국채 금리도 더 오르고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져 연준이 긴축 사이클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번 금리 인상이 한 차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두세 차례 추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증시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코말 스리-쿠마르 스리-쿠마르 글로벌스트래티지스 대표는 아예 채권 약세장을 예상했다. 그는 "채권 약세장이 나타나면서 금리는 상승할 것"이라며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의 상승세를 멈출 만한 요인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에 취약한 기술 성장주보다 단기 채권과 방어주를 선호하고 부동산·구리·금 등 실물자산을 헤지 수단으로 제시했다.
소비자도 이중 압박을 받는다. 유가 상승은 휘발유 가격뿐 아니라 트럭과 철도를 통한 운송비를 거쳐 상품·서비스 가격으로 전이된다. 동시에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모기지와 자동차 대출 등 각종 차입 비용도 높아진다.
앤디 리포 리포오일어소시에이츠 대표는 "WTI 가격과 국채 금리의 동반 상승은 모두 소비자에게 나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기업에도 부담이다. 금리 상승은 재고와 투자에 필요한 금융비용을 높여 AI 데이터센터와 이를 지원하기 위한 에너지 인프라 등 대규모 자본투자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
다만 0.96이라는 높은 상관관계가 계속 유지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렁 전략가는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거나 경기둔화 우려가 시장의 주된 변수가 되면 유가와 국채 금리의 동조화가 빠르게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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