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3년 만의 금리인상 임박…워시 취임 후 첫 '긴축' 시험대
시장 0.25%p 인상 확률 92%…물가·100달러 유가·국채10년물 5% 압박
추가 인상 전망 속 '포워드가이던스 배제' 시험…트럼프 금리인하 압박 부담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주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면서 케빈 워시 의장이 취임 후 첫 긴축이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물가가 다시 강해지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마저 5%를 터치했다. 금리 경로에 대한 사전 지침인 '포워드 가이던스'를 사실상 없앤 워시가 금리 인상과 함께 추가 인상에 어떤 신호를 보낼지가 관건이다.
연준은 15~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16일 오후 2시(한국시간 17일 오전 3시) 금리 결정을 발표한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현행 3.50~3.75%인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약 92% 반영하고 있다. 실제 인상이 이뤄지면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이며 지난 5월 취임한 워시 의장 체제에서도 첫 금리 인상이다.
이번 FOMC의 핵심은 0.25%포인트 인상 자체보다 이것이 일회성 인상인지 새로운 긴축 사이클의 시작인지가 될 전망이다. 연준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얼마나 열어두느냐에 따라 이미 5%에 도달한 장기 국채금리와 뉴욕증시의 향방도 크게 좌우될 수 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당시 로이터 설문에서는 경제학자의 3분의 2 이상이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주 발표된 물가지표가 판도를 뒤집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미국의 8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0.3% 올라 연준의 물가 목표 2%와 부합하기에는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14일 나온 로이터 설문에서는 경제학자 101명 가운데 86명, 85%가 이번 FOMC에서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응답자 70명 가운데 37명은 내년 3월까지 적어도 한 차례 더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시장도 연준을 압박한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4일 장중 5%를 돌파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연준의 선택을 "금리를 올리거나 채권금리의 대폭 상승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금리를 동결하면 물가 대응 의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장기 국채금리가 더 급등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워시 의장이 반복적으로 강한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밝혀온 만큼 이를 실제 행동으로 뒷받침하지 않을 경우 "연준의 제도적 신뢰성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금리를 올린 다음이다. 워시는 취임 이후 향후 금리 경로를 미리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축소하고 매 회의에서 경제지표와 금융시장 상황을 토대로 판단하는 방식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금리를 올리고 연준 위원들의 경제전망 및 점도표에서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제시된다면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질문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오스카 무뇨스 TD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긴축한다면 워시는 향후 금리 인상에 관한 질문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9월 인상을 선택한다면 추가 긴축도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명확하다"고 말했다.
연준 내부에서도 인상론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 7월 회의에서는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와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동결에 반대하며 인상을 주장했다.
당시 동결에 무게를 뒀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예상보다 강한 8월 물가를 계기로 인상 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레고리 다코 EY-파르테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월러와 윌리엄스가 디스인플레이션의 '속도'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인상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워시에게는 정치적 부담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기대하며 워시를 연준 의장에 지명했지만 11월 중간선거를 불과 두 달 앞두고 오히려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shink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