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글로벌 국채 투매에도 "위기 아냐"…불안 진화 안간힘

美10년물 2025년 1월 이후 최고·30년물 20년래 고점 근접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재무부 청사에서 새로운 대이란 제재안을 발표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글로벌 국채시장의 매도세가 심화하며 미국 장기금리가 치솟는 상황에서도 "어떤 종류의 위기 상황에도 처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래리 커들로 폭스비즈니스 진행자와 대담하며 1일(현지시간) 이같이 밝혔다.

이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2025년 1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고 30년물 금리도 최근 몇 주간 위협했던 20년 만의 최고 수준에 다시 근접했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은 가장 좋은 성과를 내는 채권시장을 갖고 있다"며 "한 달 동안 일어난 일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1월 20일 취임한 이후 미국 채권시장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교전 재개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강해지고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글로벌 국채 매도를 부추겼다.

미국의 재정 문제도 국채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미국 국가부채는 지난달 40조 달러를 돌파했다. 유럽과 일본, 캐나다 등에서도 정부 부채가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이 재정 지속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국채 금리가 상승할수록 정부가 새로 돈을 빌리는 비용도 높아진다.

베선트 장관은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성장을 끌어올리는 것이 미국을 비롯한 G20 국가들이 부채 문제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국채시장이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베선트의 주장만으로 안심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레베카 패터슨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주요국 채권시장 상황을 "추한 미인대회(ugly beauty contest)"라고 워싱턴포스트(WP)에 말했다. 미국이 다른 나라보다 나을 뿐 절대적인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패터슨은 "금리가 상승하면 10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전 세계 모든 금융상품의 금리가 올라간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주택담보대출과 자동차대출, 기업대출 등 광범위한 차입 비용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국채 금리 상승에는 유가뿐 아니라 인공지능(AI) 투자 붐에 따른 대규모 회사채 발행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블레이크 그윈 RBC캐피털마켓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는 이번 움직임에 대해 "유가와 중앙은행 전망의 재조정, 어느 정도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채권 발행에 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대형 기술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회사채를 쏟아내면서 투자자 자금을 놓고 미 국채와 경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애덤 턴퀴스트 LPL파이낸셜 수석 기술전략가는 "미 국채시장으로 갔을 수도 있는 자금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며 "채권을 살 수 있는 돈은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높여 잡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비율은 일주일 전 약 40%에서 현재 약 70%로 급등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지난주 잭슨홀 연설에서 9월 금리인상을 명확하게 예고하지는 않았지만 인플레이션의 "기저 추세"가 개선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반론도 있다. 베선트 장관과 가까운 데이비드 저보스 제프리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최근 채권시장 우려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2024년 대선 이후 미국 10년물 금리가 0.9%포인트 범위 안에서 움직였다며 "채권시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는 얼마나 변동성이 큰지가 아니라 얼마나 안정적이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