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토큰 가격 사상 최저…中 가격경쟁에 여름 고점 대비 '반토막'

中 저가 모델·오픈AI 가격인하에 경쟁 격화…이용자 비용 부담↓
모델업체 수익성·AI 투자 회수에는 경고음…"가격 결정력 약화"

인공지능(AI) 관련 자료 사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 모델을 이용할 때 지불하는 토큰 가격이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중국의 저가 오픈소스 모델이 부상하고 주요 AI 업체들이 가격 경쟁에 나서면서 이용 비용은 낮아졌지만 오픈AI와 앤트로픽을 비롯한 AI 모델업체의 수익성과 막대한 AI 투자에 대한 회수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시장정보업체 실리콘데이터가 산출하는 'LLM 토큰 지출지수'(LLM Token Expenditure Index)는 지난달 31일 0.97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 지수가 만들어진 이후 역대 최저다.

올여름 기록했던 고점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 지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의 토큰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추적한다.

토큰은 AI 모델이 텍스트를 처리하는 기본 단위다. 토큰 가격이 떨어지면 이용자들이 OpenAI의 챗GPT나 앤트로픽의 클로드, 구글 제미나이 등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낮아진다.

반면 AI 모델을 개발·제공하는 업체에는 부담이다.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 소비자들이 더 낮은 AI 이용료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업체들의 가격 결정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토큰 가격 하락에는 중국의 저가 오픈소스 AI 모델 부상이 영향을 끼쳤다. 찰스 앙리 몽쇼 시즈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문샷AI의 '키미 K3'와 같은 오픈소스 모델이 주요 최첨단 AI 연구소의 모델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토큰 가격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픈AI도 지난 7월 말 GPT-5.6 모델 2종의 가격을 인하했다. 다른 최첨단 AI 업체들도 수요에 따라 이용료를 조절하는 '동적 가격제'를 도입하면서 가격 경쟁을 심화하고 있다. 토큰 자체를 생산하는 비용이 낮아진 것도 가격 하락 요인이다.

몽쇼 CIO는 "파운데이션 모델 연구소가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토큰 디플레이션은 컴퓨팅 관련 비용 부담이 고정된 상황에서 매출을 압박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픈웨이트 모델과 최첨단 폐쇄형 모델의 기술격차가 수개월 단위로 좁혀진 만큼 AI 업체의 경쟁우위도 단순한 모델 성능에서 유통망과 메모리, 컨텍스트 등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토큰 가격 급락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오픈AI와 앤트로픽에도 수익성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두 회사는 올여름 미 규제당국에 비공개로 IPO를 신청했다.

AI 인프라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한 기술기업의 투자수익률에 대한 의문도 커질 수 있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대형 기술기업들은 AI 연산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자해왔다.

스티브 허우 실리콘데이터 리서치 책임자는 최근 가격 하락이 최첨단 모델과 저가 경쟁 모델을 합쳐 이미 "대부분의 작업에 충분한 능력을 제공할 정도"의 AI 공급이 존재한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수요 자체가 늘더라도 토큰 가격 하락 속도가 더 빠르면 모델업체의 매출과 AI 인프라 투자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날 기술주도 뉴욕증시의 하락을 주도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03% 떨어졌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 넘게 하락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