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美증시 9월 조정 경계"…웰스파고·JP모건 잇따라 신중론

웰스파고 "AI 설비투자 증가율 다음 분기 정점"
씨타델 "상승 촉매 줄고 하락 요인 늘어"…장기 전망은 여전히 낙관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뉴욕 증시가 역사적으로 가장 부진한 9월에 진입하면서 월가에서 단기 조정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중간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웰스파고가 JP모건에 이어 미국 주식에 대한 신중론을 제기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권오성 웰스파고 수석 주식전략가가 이끄는 분석팀은 투자자들이 AI 투자 붐의 지속 가능성을 갈수록 우려하고 있다며 9월을 앞두고 시장 전반에 "광범위한 신중론"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웰스파고는 특히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막대한 설비투자에 대한 우려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지난달 중순 증시 매도세 이후에도 자체 투자심리 지표는 부정보다 긍정 영역에 머물고 있다고 덧붙였다.

JP모건의 트레이딩 데스크도 지난달 31일 향후 몇 주간 주식에 대한 전망을 '전술적 신중(tactically cautious)'으로 전환했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 이후 시장에서 연내 금리인상 전망이 강화된 데 따른 것이다.

씨타델증권도 단기 조정 가능성을 경고했다. 스콧 러브너 씨타델증권 주식·파생상품 전략 책임자는 "상승 촉매는 덜 뚜렷해지는 반면 하락 촉매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러브너는 "주가가 강세를 보일 때 일부 익스포저를 줄이고 앞으로의 이벤트에 대비해 저렴한 헤지를 추가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웰스파고와 JP모건, 씨타델 모두 미국 증시의 장기적인 약세 전환을 예상하는 것은 아니다. 단기적으로 위험을 줄이는 '전술적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계절적으로도 9월은 미국 증시에 가장 불리한 달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30년간 9월에 평균 0.8% 하락했다. 다만 최근 2년 동안에는 이러한 계절적 약세 패턴을 벗어났다.

웰스파고가 가장 주목하는 위험은 AI 과잉투자 가능성이다.

권 전략가는 "AI 수요는 계속 가속하겠지만 경제와 자본이 제약 요인이 될 것"이라며 "경제가 추가 투자를 정당화할 정도로 충분히 가속하지 않는다면 AI 설비투자 사이클이 2027년 후반부 단계에 진입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AI 관련 설비투자의 성장률이 다음 분기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웰스파고는 대규모 AI 투자를 정당화하려면 AI가 창출하는 총산출액이 2028년 1조4000억달러, 2029년에는 2조2000억달러에 달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데이터센터 건설을 일시 중단하는 움직임이 확산할 가능성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 이날 엔비디아와 AMD, 인텔 등 반도체주와 아마존, 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장중 2.6% 떨어져 지난달 3일 이후 최저 수준까지 밀렸다.

웰스파고는 당분간 시장 민감도가 높은 종목보다 우량주를 선호하고 반도체보다 소프트웨어 비중을 높일 것을 권고했다.

다만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S-1)가 AI 투자심리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단기 촉매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앤트로픽이 공개하는 실적과 사업 지표가 AI 투자 확대를 정당화할 정도로 강력할 경우 반도체보다 소프트웨어를 선호하는 전략 역시 뒤집힐 수 있다고 웰스파고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