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투자 스승' 드러켄밀러와 정면충돌…"생각 자주 바꿔"
장기채 바이백 비판에 반격…"WSJ 기고 보낸 날 돈 잃으셨나"
"시장, 정책 좌우하게 두지 않을 것"…워시와 엇박자설도 부인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장기 국채 바이백(조기상환) 확대를 비판한 자신의 옛 투자 스승 스탠리 드러켄밀러를 향해 "생각을 자주 바꾼다"며 공개적으로 반격했다. 시장금리의 방향을 인위적으로 바꾸려는 조치가 아니었다고 항변하면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의 엇박자 논란도 일축했다.
베선트 장관은 31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계기로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스탠은 훌륭한 투자자지만 생각을 많이 바꾸고 돈 잃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드러켄밀러가 (WSJ) 기고문을 보낸 날 돈을 잃은 것 같다"고도 했다. 베선트는 해당 기고문이 나온 뒤 드러켄밀러와 직접 대화를 나눴으며 대화는 "괜찮았다"고 전했다.
드러켄밀러는 베선트가 2011~2015년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일했던 듀케인 패밀리오피스의 창업자로, 베선트의 오랜 투자 스승으로 알려져 있다.
드러켄밀러는 8월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린 결정을 "실수"라고 비판했다.
그는 "유동성 수단으로 지급 능력에 대한 논쟁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며 "문제를 미룰 수 있을 뿐이고 결국 치러야 할 대가만 키운다"고 주장했다. 시장이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신호를 보내도록 내버려둬야 한다는 것이다.
미 재무부는 8월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대 40억 달러로 두 배 확대했다. 발표 직후 장기 국채금리는 급락했지만 다음 날 반등하면서 시장에서는 재무부가 국채금리를 낮추기 위해 개입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베선트는 이를 부인했다. 그는 "내 임무는 시장 참가자들이 시장을 일방향으로 보지 않고 펀더멘털을 보도록 하는 것이며 시장이 정책을 좌우하도록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상황을 빠르게 만들고 싶어 하지만 내 일은 상황을 늦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선트는 자신이 미 국채금리의 "방향을 바꾸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백 확대 이후 시장 움직임에 대해서는 "내가 그걸 하지 않았다면 어땠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미국 국채가 8월 주요국 채권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를 낸 것이 "아마도" 바이백 확대 덕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달 약 2bp(1bp=0.0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독일 10년물 금리는 10bp 이상, 일본 10년물은 15bp 올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미국 10년물 금리는 31일 장중 4.75%를 넘어 2025년 1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베선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10년물 금리가 대체로 제자리 수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베선트는 워시 연준 의장과 국채시장에 대한 견해가 엇갈린다는 지적도 일축했다.
워시는 8월 28일 잭슨홀 연설에서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려면 '가능한 한 왜곡되지 않은 명확한 시장 신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이 결정하는 장기금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워시의 발언과 재무부의 장기채 바이백 확대가 상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시장 일각에서 제기됐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재무부의 조치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차입비용을 낮추기 위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베선트는 워시와 견해가 다르다는 지적에 "물론 우리는 같은 입장"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같은 입장이냐는 질문에는 "우리 둘 다 미국 채권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회복력이 강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드러켄밀러는 워시와도 오랜 인연이 있다. 워시는 2011년 연준 이사에서 물러난 뒤 드러켄밀러의 듀케인 패밀리오피스에 합류해 오랫동안 함께 일했다.
shink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