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재충돌에 장기금리 급등…美10년물 4.76%·獨 15년래 최고

유가 3% 뛰며 인플레 우려 재점화…美 9월 금리인상 확률 35%→64%
워시 잭슨홀 매파 발언까지 가세…"인플레 집중·2% 복귀 의지 확인"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4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07.1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재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장기 국채금리가 동반 상승했다.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진 가운데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까지 겹치며 글로벌 채권시장이 긴축 장기화 가능성을 반영했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4.764%까지 올라 2025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다.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금리도 밤사이 하락세를 뒤집고 4.337%까지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이 한 달여 만에 다시 직접적인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국제유가가 약 3% 급등한 것이 채권금리 상승을 촉발했다.

미군은 전날 이란 라라크섬의 로켓 발사대 2곳을 공격했다. 이후 이란이 요르단의 미군 기지를 향해 공격에 나서면서 전면적인 충돌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세계 에너지 공급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뛰었고 이는 다시 인플레이션 압력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했다.

바스 쿠이만 DHF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WSJ에 "유가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끈질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되살려 국채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달러를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은 중동발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과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동시에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확대돼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글로벌 장기금리에 추가 상승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도 있다.

독일 10년물 3.313%…2011년 이후 최고

채권금리 상승은 미국에 그치지 않았다.

유로존에서도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국채금리가 상승했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유럽 장중 한때 3.313%까지 치솟았다. LSEG에 따르면 2011년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이다.

소피 리브 페트리 단스케방크 애널리스트는 "이번 교전은 제한적이었지만 미국이 한 달여 만에 처음으로 이란군을 공격했다는 점에서 긴장이 다시 고조될 위험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날 영국이 공휴일이어서 유럽 채권시장의 거래량은 평소보다 적었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진 시점에 채권시장은 이미 워시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소화하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빠르게 반영하고 있었다.

워시 의장은 지난 28일 와이오밍주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 미국 경제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향후 수개월 안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에 따라 9월 금리인상 전망은 크게 높아졌다.

LSEG에 따르면 미국 금융시장이 반영한 연준의 9월 16일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이날 64%로 상승했다. 워시의 연설 전인 지난 28일에는 35%에 불과했다.

엘리자베트 코펠만 SEB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워시가 금리 변경 시점에 대해 명확한 신호를 보내지는 않았지만 연설은 가을 중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뒷받침했다"며 "9월이든 연말까지든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시, 7월 소통 실수 되돌려…인플레 억제 신뢰 회복"

시장에서는 워시의 이번 연설이 단순히 매파적인 데 그치지 않고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다시 분명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워시는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향후 통화정책 경로와 물가 안정에 대한 연준의 의지를 놓고 투자자들에게 불확실성을 남겼다.

코펠만은 이번 잭슨홀 연설에 대해 워시가 "7월의 소통 실수를 되돌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래리 홀젠탈러 캐털리스트펀드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워시가 시장의 신뢰를 다시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워시가 "인플레이션과 이를 연준의 2% 목표에 맞추는 데 매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