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나서도 엔화 부양 어려운 이유…'엔 캐리'에는 "엔화 팔 기회"

미일 공동개입에도 2주 만에 달러당 160엔 근접…효과 반감
미일 금리차 해소 전엔 백약 무효…JP모건 "162엔 재시험 가능"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살펴보고 있다. 2026.7.29 ⓒ 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일본이 공동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엔화 약세를 막기는커녕 엔 캐리 트레이더들에게 새로운 엔화 매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말 미일 공동개입으로 급등했던 엔화가 불과 2주 만에 달러당 160엔선으로 되돌아오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다시 엔화를 빌려 고금리 자산을 사들이는 '엔 캐리 트레이드'에 나서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4일 보도했다.

핵심은 여전히 큰 일본과 다른 주요국 간 금리 차다. 일본은행(BOJ)의 정책금리는 1%로 주요 선진국보다 낮다. 이에 따라 당국의 개입으로 엔화가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이면 오히려 이전보다 유리한 가격에 엔화를 팔고 캐리 트레이드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애시윈 빈와니 알파 빈와니 캐피털 창업자는 최근 달러·엔 환율이 157엔 부근까지 떨어졌을 때(엔고) 달러 매수·엔화 매도에 나섰다. 그는 "개입은 더 높은 가격에 엔화를 팔 수 있는 훌륭한 기회"라며 "당국의 조치가 두렵지 않다. 캐리 트레이드는 놓치기에는 너무 좋은 거래"라고 말했다.

실제로 헤지펀드들은 지난달 미일 공동개입 이후 엔화 약세 베팅을 절반으로 줄였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다시 엔화 캐리 거래로 복귀하고 있다고 JP모건 프라이빗뱅크와 스테이트스트리트 관계자들은 전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자체 자료에서도 실물 투자자들은 기관투자자들은 엔화를 팔고 금리가 더 높은 주요국 통화를 사들이는 캐리 트레이드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호주달러 매수 수요가 가장 크고 유로, 미국 달러, 캐나다달러, 파운드가 뒤를 이었다.

엔화 약세 압력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엔화는 미일 공동개입으로 얻었던 상승폭의 절반을 이미 반납했고 최근 일주일 동안 거의 모든 주요 통화에 대해 하락했다.

JP모건 프라이빗뱅크의 탕위쉬안 아시아 금리·외환 전략 대표는 "달러와 미국 국채금리가 의미 있게 하락하지 않는 한 캐리 트레이더들이 달러·엔 환율을 다시 162엔까지 밀어 올릴 수 있다(엔저)"고 전망했다.

일본 당국은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 동안 대규모 시장 개입에 나섰다.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30일 개입 규모는 약 530억달러로 추정되며 31일에도 약 340억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엔화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밝히며 일본을 지원했다.

하지만 일본 투자자들까지 개입에 따른 엔화의 일시적 강세를 해외자산 매입 기회로 활용했다. 일본 재무성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자산 순매수는 2년여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와 BOJ의 추가 대응 가능성은 변수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가까운 시일 내 BOJ의 추가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시장에서는 9월이나 10월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나 한 차례 금리 인상만으로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크게 좁히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조지 에프스타토풀로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BOJ가 뒤처져 있는 한 엔화로 자금을 조달하는 캐리 트레이드는 계속 번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