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유니트리 IPO에 개미 1700조 몰렸다…청약 경쟁률 5500대 1

기업가치 90억달러·PER 219배에도 AI 열풍…딥시크도 전략적 투자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6)’에서 참관객이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유니트리의 G1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3.4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국 대표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유니트리(Unitree)의 기업공개(IPO)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청약 경쟁률이 5500대 1을 넘어섰다. 개인투자자들이 써낸 주문액만 1조달러를 훌쩍 넘어서며 중국 증시의 인공지능(AI)·로봇 투자 열기를 보여줬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달 상하이 증시 상장을 앞둔 유니트리의 개인투자자 대상 IPO 청약 경쟁률은 5526대 1을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상하이거래소 공시를 토대로 개인투자자들이 약 980만건, 8조1000억위안(약 1조2000억달러·1700조원) 규모의 주문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CXMT(창신메모리) IPO 당시 개인 주문액 7조1000억위안마저 웃도는 규모다.

유니트리는 주당 150.8위안에 4040만주를 공모해 약 61억위안(9억400만달러)을 조달한다.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약 90억달러다. 상장이 완료되면 유니트리는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하는 첫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가 된다.

중국 증시에서는 AI 관련 기술주에 대한 투자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FT에 따르면 기술주 중심의 과학혁신판(STAR Market) 지수는 올해 들어 27% 넘게 오른 반면 CSI300 지수 상승률은 0.8%에 그쳤다. 중국 당국이 자국민의 미국 주식 투자 노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강화한 것도 중국 기술주로 자금이 몰리는 배경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매출 4배 이상 급증…휴머노이드 5500대 출하

왕싱싱이 2016년 설립한 유니트리는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춘제 갈라쇼에서 로봇들이 춤과 공중제비, 복싱 등을 선보이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고 왕싱싱은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한 기업인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니트리의 지난해 매출은 17억위안으로 전년 3억9300만위안에서 4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순이익은 2억7800만위안, 매출총이익률은 60%를 웃돌았다.

지난해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은 5500대 이상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고 유니트리는 투자설명서에서 밝혔다. 네 발로 걷는 사족보행 로봇의 누적 판매량도 3만3000대를 넘어섰다.

유니트리의 강점으로는 핵심 부품을 자체 설계하는 수직계열화 전략이 꼽힌다. 블룸버그는 여러 공급업체의 부품을 조립하는 대신 구동장치(액추에이터)를 자체 통합 설계해 가격과 성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식이 중국 전기차 업체 BYD의 전략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IPO 조달 자금 가운데 가장 많은 20억위안(2억9600만달러)은 로봇용 AI 모델 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다.

딥시크도 투자…'피지컬 AI'로 번지는 미중 경쟁

이번 IPO에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를 비롯한 전략적 투자자들도 참여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체 공모 물량의 약 20%가 전략적 투자자들에게 배정됐으며 딥시크는 2.31%의 지분을 배정받았다. 해당 지분에는 3년의 보호예수가 적용된다.

텐센트 계열 투자회사와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 중국남방전망, 차이나텔레콤 등 국유기업 투자회사들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다만 기업가치 부담은 상당하다. FT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 기준 유니트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19배, 주가매출비율(PSR)은 약 36배다. 홍콩에 상장된 경쟁사 UB테크와 선전 도봇의 PSR이 약 20배 수준인 것과 대조적이다.

션멍 샹송앤드코 이사는 블룸버그에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유니트리의 기업가치는 합리적인 범위라고 보기에는 분명히 높다"면서도 신산업의 선도 기업에서는 전통적으로 재무보다 성장성이 더 중요하게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규제 강화도 변수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달 휴머노이드 로봇 수입을 금지했다. FT에 따르면 유니트리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40%를 넘고 미국은 연도에 따라 13.3~18.4%를 차지한다.

FT는 휴머노이드 로봇처럼 AI가 현실 세계에서 직접 움직이고 작업하는 체화형 AI(embodied AI)'가 새로운 미중 기술 경쟁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건스탠리는 유니트리 IPO가 중국 로봇 관련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끌어올리는 촉매가 될 수 있으며 미중 체화형 AI 경쟁이 본격적으로 격화하는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