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연이틀 상승…이란 "조건 충족 전 호르무즈 미개방"

호르무즈 선박 하루 8척뿐…전쟁 전 130척 이상에서 급감

이란 수도 테헤란의 아자디 광장에 전시된 이란산 졸파가르 미사일. 2026.07.24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조건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협상 불확실성에 이틀 연속 상승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1.3% 상승한 배럴당 83.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도 1.36% 오른 배럴당 88.91달러로 마감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을 늘리기 위한 미국과 이란의 합의 기대가 약해지면서 국제유가는 이번 주 들어 6% 넘게 상승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의 모센 레자이 사무총장은 미국이 해외에 동결된 이란 자금을 해제해야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 수 있다고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번 주 미국에 대한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이란에 요구하는 등 발언 수위를 높였다. 불과 일주일 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여는 합의가 곧 나올 수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 협상 타결 소식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협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상황이 다시 평화 합의나 협상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지난 6월 미국과 이란의 임시 합의를 중재했지만 이후 합의가 무너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교전이 재개됐다.

실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전쟁 이전과 비교해 극히 적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무역정보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10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8척에 그쳤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을 공격하기 전에는 하루 130척 이상이 해협을 통과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미군의 지원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이 최근 7일 이동평균 기준 하루 900만배럴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파이프라인 수출까지 포함한 걸프 지역 전체 원유 공급량은 하루 평균 약 1500만배럴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내 비축유가 크게 줄어든 점도 유가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전략비축유(SPR)는 3억배럴 아래로 떨어져 4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SPR 1억7200만배럴을 방출하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 항구 사이의 화물 운송을 미국 선박으로 제한하는 존스법 적용 중단 조치도 연장했다. 다만 적용 면제 대상은 특정 에너지 자원을 운송하는 선박으로 좁혔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