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15년만에 환시공조 확인…"달러당 155엔까지 열려"(종합)
트럼프 "우정의 신호"·베선트 "엔저 바로잡겠다"…美국채시장 위험 차단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일본이 15년 만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을 공식화하며 엔화 방어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개입을 "우정의 신호"라고 규정했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추가 공동 개입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나선 만큼 이번 엔화 강세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일본의 엔화 방어를 지원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일본이 약간의 도움을 원했고 우리는 언제나 일본을 돕는다"며 "무엇보다도 이번 조치는 우정의 신호(a signal of friendship)였다"고 말했다.
이어 베선트 장관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지난 금요일(7월31일) 공동 외환시장 개입은 무질서한 엔화 움직임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였다"며 "미 재무부는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BOJ)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추가 공동 개입에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동 개입은 일본 재무성이 지난달 3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과 함께 엔화를 매입했다고 공식 확인하면서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처음 이뤄진 미·일 공동 외환시장 개입으로 기록됐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공동 개입에 나선 배경으로 일본의 미 국채 매도에 따른 미국 국채시장 불안과 과도한 엔저가 미·일 무역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지난 5월 말 기준 1조 14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보유한 최대 해외 보유국이다.
베선트 장관은 연방준비제도(Fed)의 FIMA(외국·국제통화당국) 레포 기구 확대도 제안했다. FIMA는 해외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담보로 달러를 빌릴 수 있는 제도로, 일본이 엔화 방어를 위해 미 국채를 급히 매도하지 않고도 개입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돕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시장에서는 베선트 장관의 발언이 이번 공동 개입 과정에서 FIMA가 활용됐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달 31일 장중 164엔에 근접하며 1986년 이후 최고 수준(엔화 가치 최저)까지 치솟았지만, 미·일 공동 개입 이후 급반전했다. 환율은 1일 뉴욕장에서 157.40엔까지 떨어진 데 이어 3일 아시아 거래에서는 한때 156.01엔까지 하락했다.
이후 156~157엔대에서 거래되며 공동 개입 효과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불과 이틀 만에 달러당 164엔에 육박했던 환율이 156~157엔대로 내려오면서 엔화 가치는 약 4%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동 개입이 단기적으로는 엔화 급락을 진정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 축소와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등 정책 변화가 뒤따라야 엔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BBH)의 엘리아스 하다드 글로벌 시장전략 책임자는 로이터통신에 "역사는 미국이 참여한 공동 외환시장 개입이 상당한 효과를 냈음을 보여준다"며 "투자자들은 당국의 흐름에 맞서는 대신 이를 따라가는 편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즈호은행의 나카지마 마사유키 수석 외환전략가는 "최근 움직임의 의미는 과도한 엔화 약세가 더 이상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됐다는 점"이라며 "미국도 엔화 급락이 미국 국채시장과 무역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또 골드만삭스는 "엔화가 최근 강세를 되돌리기 시작하면 당국이 추가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외환시장 개입은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등 근본적인 여건이 개선될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OCBC의 모 시옹 심 외환전략가는 블룸버그에 "미국과의 공동 개입이 계속되고 손절매(스톱로스) 물량이 나오면 달러·엔 환율이 155엔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다"면서도 "장기적인 엔화 강세는 일본은행의 한층 매파적인 금리 인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망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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