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한·일, 이례적 동시 환율개입…美도 '레이트체크' 공조"
엔·원화, 달러 대비 동반 강세…시장 "사실상 한미일 외환 공조"
日 개입에도 엔화 강세는 일부 반납…BOJ 추가 긴축 여부 주목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한국과 일본 외환당국이 달러를 매도하고 자국 통화를 매수하는 방식의 시장 개입에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31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개입이 미국과의 공조 아래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으며, 한일 양국이 동시에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30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대규모 엔화 매수·달러 매도 개입을 실시했고, 한국 외환당국도 비슷한 시각 달러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원화 방어에 나섰다.
미국 당국도 시장 참가자들에게 환율을 문의하는 '레이트 체크(rate check·환율점검)'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중앙은행이나 통화당국이 실제 시장 개입에 앞서 환율 수준과 거래 여건을 점검하는 절차로, 시장에서는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로이터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조치가 미국과 함께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과 일본이 같은 시점에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선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사례라고 전했다.
간밤 개입 직전 달러·엔 환율은 163엔 부근까지 치솟았지만, 개입 이후 한때 157.8엔까지 급락하며 엔화 가치가 급등했다. 원화도 같은 시각 달러 대비 약 2% 강세를 보이며 9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다만 개입 효과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일본은행(BOJ)이 이날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연 1.0%로 동결한 이후 달러·엔 환율은 31일 오후 2시 22분(한국시간) 현재 160.65~160.67엔으로 다시 상승하며 엔화 강세폭을 일부 반납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로이터에 "원화와 엔화는 움직임이 매우 밀접하기 때문에 한일 공동 개입은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며 "미국 입장에서도 최근 지나치게 높아진 환율을 낮출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일본 정부가 대규모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섰으며 미국 당국이 레이트 체크를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가 이번 개입의 효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추가 금리 인상 기조는 유지했다.
마사히코 루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어드바이저스 전략가는 로이터에 "이번 움직임이 보여준 가장 중요한 신호는 일본 재무성이 과도한 엔화 약세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브렌트 도널리 스펙트라마켓츠 전략가에 따르면 일본은 1985년 이후 미국 등 주요 7개국(G7)과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한 사례가 다섯 차례 있었으며, 공동 개입은 대부분 달러·엔 환율의 추세 전환과 맞물렸다.
한편 원화 강세에는 수급 요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는 SK하이닉스(000660)가 이달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 가운데 일부를 원화로 환전한 것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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