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기준금리 1% 동결…"AI發 물가상승 위험" 첫 경고(종합)

8대1 동결…근원물가 목표 상회 가능성 첫 명시
칩가격 상승·AI 투자 확대 첫 핵심 변수로 제시

일본은행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1.0%로 동결하면서도 근원 인플레이션이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웃돌 위험이 있다고 처음으로 경고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가격 상승까지 새로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지목하며 추가 금리 인상 의지를 재확인했다.

일본은행은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연 1.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월 기준금리를 31년 만의 최고 수준인 1.0%로 올리고 동결을 선택했다.

결정은 찬성 8대 반대1로 이뤄졌으며 다카타 하지메 정책위원은 대외 수요 충격에 따른 물가 상승 위험에 대응해야 한다며 기준금리를 1.25%로 올릴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은 금리 동결보다 한층 매파적으로 바뀐 물가 진단에 쏠렸다. 일본은행은 분기 경제·물가전망에서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아지고 기업들의 가격 및 임금 인상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근원물가가 2% 목표를 웃돌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이 근원물가가 목표치를 상회할 위험을 공식적으로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근원물가가 2%에 접근하고 있어 상방 물가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고 표현했던 것보다 한층 강력한 메시지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특히 일본은행은 이번 보고서에서 AI를 새로운 인플레이션 변수로 강조했다. 글로벌 AI 관련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가격 상승과 최근 엔화 약세, 유가 상승이 에너지와 내구재 가격을 끌어올려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투자가 세계 경제와 기업 설비투자를 뒷받침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수요가 예상보다 강할 경우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행은 올해 회계연도 소비자물가(CPI·신선식품 제외)가 하반기 들어 2%를 뚜렷하게 웃돌 것으로 예상한 뒤, 유가 상승 효과가 약해지는 투영기간 후반에는 다시 2% 안팎으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6회계연도 소비자물가(CPI·신선식품 제외) 상승률 전망치를 2.5%에서 2.3~2.7%(중앙값 2.5%)로 소폭 하향했다. 정부의 전기·가스요금 지원 등 에너지 가격 완화 조치가 반영된 결과다.

반면 2027년 CPI 중앙값은 2.4%, 2028년은 2.0%로 유지해 중기적으로는 물가가 목표 수준인 2% 안팎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중앙값도 올해 0.6%, 내년 0.8%, 내후년 0.8%로 큰 변화가 없었다.

이번 결정은 일본 정부가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를 매수하는 시장 개입에 나선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미국 재무부의 스콧 베선트 장관도 엔화가 "매우 저평가돼 있다"며 일본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해 사실상 미국의 묵인 속에 개입이 이뤄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일본 당국은 달러를 매도하고 엔화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엔화 강세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달러·엔 환율은 간밤 163엔 부근에서 한때 157.96엔까지 급락(엔고)했지만, 이후 엔화 강세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BOJ 결정 이후 달러·엔 환율은 31일 오후 2시2분 현재 160.67~160.69엔으로 전일보다 약 1.86%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기자회견이 향후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향후 금리 인상 시기와 속도를 결정할 때 중동 정세와 AI 관련 수요 확대, 환율 움직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가 일본은행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1.25%로 한 차례 더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