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9월에는 美금리 올리나?"…확률 57% 박빙에 물가지표 관건

3명 인상 요구 등 '매파적 동결'에도 다음 FOMC 인상 여부 안갯속
장기채권 금리 급등, 연준 의심하며 '행동' 요구…8월 잭슨홀 발언 주목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5연속 금리 동결 결정 직후 향후 금리 경로를 둘러싼 혼란이 일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 회의인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동결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잡고 있어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모습이다.

29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9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확률을 약 57%로 반영했다. 동결 가능성은 43% 안팎이다.

하지만 인상 확률이 60%에도 못 미친다는 점에서 시장이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9월 회의를 바라보는 현재 시장의 시선은 사실상 동전 던지기에서 인상 쪽으로 조금 기울어진 상태다.

연준 표결에서 9명의 금리 동결에 맞서 3명이 금리 인상을 요구했고, 워시 의장 역시 "2% 인플레 목표"를 굳건하게 확인하는 등 전반적으로 '매파적 동결'로 판단되지만 시장은 반응은 복잡하다.

JP모건은 이날 금리 동결 직후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지 몇 시간 만에 연준의 첫 금리 인상 예상 시점을 기존 2027년 하반기에서 올해 12월로 대폭 앞당겼다.

엘런 젠트너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 수석 경제전략가는 CNBC방송에 "시장에서 반영되는 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진 것으로 보인다"며 "9월은 가능성이 열려 있는 회의"라고 말했다.

현재 57%의 인상 확률은 9월 인상이 확실하다는 의미라기보다 추가 물가 충격이 나타날 경우 연준이 더 이상 동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장 판단에 가깝다.

FOMC 내부에서는 이미 위원 3명이 즉각적인 행동을 요구했고, 외부에서는 장기금리 급등을 통해 채권시장이 연준의 물가 대응 의지를 시험하고 있다.

앞으로 두 차례 물가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워시 의장은 취임 후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물가가 다시 둔화하면 9월에도 동결한 뒤 12월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

9월 FOMC는 워시 의장이 추가 데이터를 기다리며 시장의 긴축에 기댈지, 아니면 기준금리를 직접 올려 물가안정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줄지를 가르는 첫 본격적인 정책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9일(현지시간) 한 트레이더가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 발표가 중계되는 전광판을 바라보며 반응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지만 3명의 위원이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내면서 뉴욕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26.7.29 ⓒ 로이터=뉴스1
"말보다 행동 필요"…장기금리 급등은 연준 신뢰에 경고

시장에서는 워시 의장이 물가안정 의지를 말이 아니라 실제 금리 인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졌다.

워시는 기자회견에서 "필요하고 적절하다면 주저하지 않고 행동하겠다"며 "연준은 물가안정 책무에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둔화하지 않을 경우 9월 금리 인상을 지지할 것인지, 이번에는 왜 동결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워시는 오히려 6월 회의 이후 명목·실질 장기금리가 상승해 연준이 직접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금융여건이 긴축됐다고 설명했다. 취임 후 42일 동안 연준이 금리를 움직이지 않았지만 "시장은 상당히 많은 일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장기금리 상승을 연준 정책에 대한 신뢰의 결과가 아니라 물가 대응 능력에 대한 불신의 신호로 해석했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기자회견 이후 장중 0.14%포인트 오른 5.23%까지 상승해 2007년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도 4.6%를 넘어섰다. 반면 연준의 기준금리 전망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하락했다.

단기적으로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수 있지만, 물가를 제때 잡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는 우려가 장기채 매도로 나타난 셈이다.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정말 물가상승률을 2%까지 낮추려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채권시장 자경단은 연준의 발언을 믿게 하려면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테퍼니 로스 울프리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블룸버그에 "이번 기자회견은 워시의 신뢰도를 어느 정도 훼손했다"며 "그의 소통 방식이 역효과를 내고 있고 시장은 그의 허세를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연준 청사 ⓒ AFP=뉴스1
물가 두 번 높게 나오면 9월 인상…8월 잭슨홀 주목

9월 금리 결정의 핵심은 회의 전까지 발표되는 두 차례 인플레이션 지표다. 최근 6월 소비자물가는 휘발유 가격 하락에 힘입어 예상보다 안정됐고, 이는 연준이 7월 금리를 동결하고 추가 지표를 기다릴 수 있는 명분이 됐다.

월간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0.2% 이하로 안정되면 연준은 관세와 유가 충격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판단해 동결을 이어갈 수 있다. 반대로 앞으로 두 차례 지표가 0.3% 이상으로 높아지거나 기대인플레이션까지 상승하면 현재 동결을 지지한 위원 일부가 인상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필립 제퍼슨 부의장은 현재 정책이 적절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고, 리사 쿡 이사는 물가 흐름을 확인할 시간을 더 갖는 것이 신중하다고 밝혔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이미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 간 충돌로 유가가 다시 상승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소비자물가와 기업 비용 전반으로 번질 위험이 커졌다. 지난해 관세 인상에 따른 상품 가격 상승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전력·설비 수요도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연준 위원들은 최근의 물가 충격을 각각 분리된 일회성 사건으로 간주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관세와 에너지, AI 투자 수요가 중첩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목표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동결론자들은 유가와 관세에 따른 가격 상승은 통화정책으로 직접 해결하기 어려운 공급 충격이며, 금리 인상의 효과가 나타날 때쯤 물가 충격이 사라졌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노동시장이 현재 물가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기다릴 수 있는 근거다.

워시 의장은 다음 달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캔자스시티 연은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보다 명확히 제시할 기회를 갖는다.

워시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잭슨홀 연설에 대해 아직 "백지상태"라며 소통 방식과 인공지능 등 자신이 구성한 5개 태스크포스의 주요 과제를 다루고 싶다고만 밝혔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