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AI 투자붐, 중앙은행 물가 판단 흐린다…금리결정 어려워져"
"AI 투자로 수요·공급 동시 자극…경기 과열·생산성 개선 구분 쉽지 않아"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 투자 붐이 경제의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변화시키면서 중앙은행의 물가 판단과 금리 결정이 한층 어려워질 수 있다고 국제결제은행(BIS)이 진단했다.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BIS는 2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AI가 본격적인 생산성 향상 효과를 내기 전부터 투자와 무역,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통화정책 운용이 이전보다 복잡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현재 AI 투자 확대가 상당 부분 부채를 통해 조달되면서 경제활동과 무역을 늘리고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단기적으로는 수요를 자극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
반면 시간이 지나면 AI는 생산성과 생산능력을 높여 공급을 확대하고 물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이 두 효과가 동시에 나타난다는 점이다. BIS는 "AI는 수요와 공급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면서 경기순환 신호를 흐리게(blurs cyclical signals) 만든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경제 과열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미래 생산능력을 키우기 위한 장기 투자일 수도 있다.
반대로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은 공급 확대 효과로 물가를 낮출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실제 수요 압력을 가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흐름을 잘못 판단할 위험도 있다고 BIS는 설명했다.
국가별 영향도 크게 다를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와 AI 인프라를 공급하는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누릴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국가들은 성장세가 뒤처질 수 있다. 이처럼 국가별 성장률과 물가 흐름이 달라지면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도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시장도 변수다. AI 낙관론으로 주가가 급등하면 자산가격 상승이 소비와 수요를 자극하는 '부의 효과(wealth effect)'를 낳을 수 있지만, 동시에 자산 거품 위험도 커질 수 있다고 BIS는 경고했다.
BIS는 구체적인 정책 처방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중앙은행들이 일시적인 AI 투자 붐과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을 구분하지 못하면 통화정책을 잘못 운용할 위험("policy miscalibration")이 있다고 강조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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