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반도체 투매에도 대부분 상승…유가 하락·순환매로 지수 방어

[뉴욕마감]다우+1%·S&P +0.2% vs. 나스닥 -0.22%
유가 4%대 하락에 인플레 우려 완화…AI주→금융·헬스케어 순환매

뉴욕증권거래소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뉴욕증시가 반도체주의 급락에도 국제유가 하락과 기업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대체로 상승했다. 인공지능(AI) 관련주에 집중됐던 자금이 금융과 헬스케어, 소비재 등으로 이동하면서 다우지수는 1% 넘게 올라 사흘 연속 상승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37.24포인트(1.03%) 오른 5만2747.32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21% 상승한 7428.78을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22% 떨어진 2만4876.91로 마감했다.

AI 반도체주가 급락했지만 유가 하락과 전통 산업주의 강세가 뉴욕 증시를 지지했다. 특히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소강상태를 이어가고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을 상대로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논의했다는 소식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 내린 배럴당 79.26달러로 마감하며 8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도 4.8% 하락한 배럴당 84.09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은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하고 채권금리를 끌어내리면서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bp(1bp=0.01%포인트) 하락한 4.60%를 나타냈다.

반면 반도체주에는 투매가 이어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49% 급락했고,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반에크 반도체 ETF는 3% 넘게 밀리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메모리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은 8.85%,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8.98% 각각 떨어졌다. AMD 역시 8% 안팎 급락했다.

반도체주 매도세는 중국 메모리업체 창신메모리(CXMT)의 급성장과 AI 데이터센터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맞물린 결과다. AI 붐을 주도했던 반도체주는 직전 분기 사상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최근 투자자들은 천문학적 규모의 AI 지출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반도체주는 이달 들어 2002년 이후 최악의 월간 수익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나스닥100지수도 최근 고점 대비 10% 하락하는 기술적 조정 국면에 근접했다.

반면 반도체를 제외한 시장 전반에서는 순환매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P500 구성 종목에 동일한 비중을 부여한 동일가중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대형 기술주가 지수를 끌어내렸지만 중소형주와 전통 산업주는 오히려 상승했다는 의미다.

기술업종 ETF는 5월 7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헬스케어와 금융업종 ETF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보험주를 중심으로 금융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로스 메이필드 베어드 투자전략가는 CNBC에 “매우 광범위한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6~8주 동안 이어진 모멘텀 거래 청산은 기업 펀더멘털 변화보다 시장의 기술적 요인과 더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소비재와 금융, 산업재 등으로의 순환매가 이어지려면 유가와 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안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리가 다시 오르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접근하면 경기민감주 강세도 지속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기업 실적도 다우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도료업체 셔윈윌리엄스는 2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을 웃돌면서 8% 급등했다. 코카콜라도 매출과 순이익이 예상치를 상회하고 연간 실적 전망을 상향하면서 5% 뛰었다.

포드는 월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고 올해 전망치를 두 번째로 높였다. 보잉도 2분기 현금흐름이 시장 전망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회복 기대를 키웠다.

시장의 관심은 29일 발표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과 주요 기술기업 실적으로 향하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신호를 주목하고 있다. 금리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플랫폼스는 29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다. 애플과 아마존은 30일 실적을 공개한다.

빅테크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더욱 확대하면서도 구체적인 수익 창출 전망을 제시할 경우 반도체주가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 반대로 투자 회수 기간이 더 길어지거나 자본지출 증가가 수익성을 압박한다는 신호가 나오면 AI 관련주의 매도세가 한층 심해질 수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