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군 죽이면 몇 배로 갚을 것"…유가 한때 90달러 돌파

후티, 사우디 해상봉쇄 선언에 공급 차질 우려 확대

이란이 요르단 아즈라크 기지의 미군 진지를 공격하기 위해 미상의 장소에서 드론을 발사하는 모습을 14일 영상을 통해 공개했다. 2025..7.1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미군 사망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경고하고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다.

20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1.3% 오른 배럴당 89.22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0.9% 상승한 83.2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격화하면서 이달 들어 약 20%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미국 군인을 죽일 때마다 그 대가를 몇 배로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이 지침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모든 군 지휘부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최근 교전 과정에서 최소 3명의 미군이 숨졌다고 확인했다. 이후 브렌트유는 시간 외 거래에서 4% 가까이 급등하며 90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국익에 부합한다면 미국과 협상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유가 상승폭은 일부 축소됐다.

중동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은 이날 사우디를 상대로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어지는 이란의 유조선 공격에 더해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우려를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티는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도 거듭 위협해 왔다. 사우디는 그동안 홍해 수출 터미널로 연결되는 송유관을 통해 하루 수백만 배럴의 원유를 우회 수출하며 공급 차질을 완화해 왔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공격에 대응해 지난 9일 연속 이란을 공습했다. 이란은 선박들이 자국 영해를 통과하도록 압박하며 공격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달 들어 최소 2명의 선원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부상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지난 주말 오만 해안 인근에서는 몰타 선적의 석유제품 운반선 '카보말레아스(Kavomaleas)'가 발사체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선원들은 모두 구조됐다.

이란은 미국의 공습에 대응해 미국의 중동 동맹국에 대한 미사일 공격도 이어갔다. 쿠웨이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란은 주말 동안 쿠웨이트의 발전·담수화 시설을 이틀 연속 공격했다. 쿠웨이트는 식수 대부분을 담수화 시설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휘발유 가격도 원유 급등 여파로 갤런당 4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는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잠정 합의를 체결했던 지난 6월 이후 처음이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 애스펙츠의 공동창업자 아므리타 센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크게 둔화하고 글로벌 원유 재고가 감소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며 "시장은 최근 가격 상승에도 여전히 상황을 지나치게 안일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