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6000억 차세대 ASML 장비 첫 투입…AI칩 공정경쟁 승부수

노트북용 프로세서 팬서레이크 일부 생산 적용…반도체 초미세 경쟁 본격화

인텔 로고.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텔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인 '하이 NA(High Numerical Aperture) EUV'를 자사의 주력 노트북용 프로세서 생산에 처음 투입했다. ASML의 첨단 장비 한 대 가격이 약 4억달러(6000억원)에 달하지만 차세대 AI 반도체 시대를 겨냥한 제조기술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로 보인다.

ASML은 15일 인텔이 차세대 '팬서레이크(Panther Lake)' 프로세서 일부 생산에 하이 NA EUV 장비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2024년부터 진행해온 시험 생산을 거쳐 이뤄진 것으로, 인텔은 하이 NA EUV 장비를 활용해 실제 양산 과정에서 데이터를 축적하고 공정을 최적화할 계획이다.

하이 NA EUV는 빛을 더욱 정밀하게 집속해 기존 EUV보다 더 미세한 회로를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노광장비다. 반도체 업계가 2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으로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장비로 꼽힌다.

다만 가격이 약 4억달러로 기존 EUV 장비의 두 배 수준에 달하고 생산 공정에 적용하기도 어려워 업계에서는 언제부터 본격 양산에 활용하는 것이 경제적인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져 왔다.

인텔은 팬서레이크에 적용되는 18A 공정 가운데 일부 레이어에만 하이 NA EUV를 적용하고 나머지 공정에는 기존 EUV 장비를 계속 사용한다. 18A는 인텔의 차세대 공정으로, 2나노 이하 미세공정을 겨냥한 핵심 제조기술이다.

로이터는 이번 방식이 인텔과 ASML이 실제 양산 환경에서 데이터를 확보하고 차세대 장비의 성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가 장비를 노트북용 프로세서 생산에 먼저 투입한 것은 단순히 제품을 만들기 위한 목적보다 차세대 제조기술을 실제 양산 환경에서 검증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팬서레이크는 인텔의 차세대 AI PC용 주력 프로세서로 대량 생산되는 만큼 공정 데이터를 확보하기에 적합하다. 인텔은 이를 통해 하이 NA EUV의 수율과 생산성을 검증한 뒤 향후 서버용 프로세서와 AI 반도체, 파운드리 고객 제품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2024년 미국 오리건주 힐스버러 연구개발(R&D) 시설에 세계 최초의 하이 NA EUV 장비를 도입해 차세대 제조기술을 개발해왔다.

ASML는 이날 올해 매출 전망을 두 번째 상향 조정하며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고객사들의 생산능력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ASML의 주요 고객은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등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