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1위 창신메모리도 상장 전 거래…암호화폐시장 '프리 IPO' 확산
이달말 상하이 상장…블룸버그 "주식 없어도 기대가치만으로 베팅"
실물자산 연계 없는 '무기한 선물' 스페이스X 이어 메모리칩까지 확산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달 말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상장 전부터 주가를 예상해 거래하는 암호화폐 파생상품이 등장했다고 블룸버그가 15일 보도했다.
최근 스페이스X에 이어 비상장 기업의 가치에 베팅하는 '프리 IPO(상장 전) 선물' 시장이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까지 확대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암호화폐 스타트업 트레이드닷XYZ(Trade.xyz)는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블록체인에서 CXMT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무기한 선물(Perpetual Futures) 거래를 시작했다.
하이퍼리퀴드는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 파생상품 거래 플랫폼으로, 최근 암호화폐뿐 아니라 주식과 비상장기업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거래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CXMT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사로, 이번 상장을 통해 약 98억달러를 조달할 예정이다. 중국농업은행(ABC)에 이어 중국 역사상 두 번째로 큰 IPO다.
회사는 상하이 과학혁신판(STAR Market) 공모가를 주당 8.66위안(약 1.28달러)으로 확정했다. CXMT는 15일 기관 수요예측(북빌딩)을 시작하고 16일 일반청약을 거쳐 27일 상하이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되는 CXMT 주식은 해외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이번 가상자산 상품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상장 전 CXMT의 기대가치를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상품은 트레이드닷XYZ가 출시한 네 번째 프리 IPO 시장이며, 중국 기업으로는 처음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스페이스X, AI 반도체 기업 세레브라스, 양자컴퓨팅 업체 퀀티넘 등을 대상으로 상장 전 무기한 선물을 출시한 바 있다.
무기한 선물은 일반 선물과 달리 만기가 없으며 증거금을 유지하는 한 레버리지를 활용해 포지션을 계속 보유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다만 투자자는 실제 CXMT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아니며, 의결권이나 배당 등 주주 권리도 없다. 상장 전 시장이 해당 기업을 어느 정도 가치로 평가하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기대가치 거래인 셈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상품이 암호화폐 거래 인프라가 디지털 자산을 넘어 주식시장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하이퍼리퀴드는 지난해 시스템을 개편해 외부 개발자들이 원자재, 주식, 비상장기업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시장을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트레이드닷XYZ는 이를 활용해 기존 거래소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자산을 대상으로 한 파생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다만 블룸버그는 이런 프리 IPO 상품은 거래량이 적어 가격 변동성이 크고 실제 상장 후 기업가치와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준가격 산정 오류가 발생하면 강제청산이 이뤄질 수 있고, 높은 레버리지로 실제 기업이 상장하기도 전에 큰 손실을 볼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아시아 투자자들 사이에 IPO 주식을 살 수 없더라도 그 기업의 예상 가치를 먼저 거래하는 투기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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