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 ADR, 韓보다 51% 비싸…나스닥 상장 사흘 만에 괴리율 급등
옵션 거래 시작에 ADR 27% 폭등…괴리율 공모 당시 3%→ 51%
"해외 기업 美 상장 수요 가늠할 시험대"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뉴욕 증시의 나스닥에 상장한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가 한국 증시에 상장된 보통주보다 50%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가격 괴리율이 크게 확대됐다고 블룸버그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K하이닉스 ADR은 이날 27% 폭등하며 전날 9.3% 하락분을 모두 만회하고 크게 더 뛰었다. 이에 따라 ADR 가격은 코스피 보통주 대비 51%의 프리미엄에 거래됐다.
지난주 265억달러 규모의 ADR 공모 당시 프리미엄이 약 3%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괴리율이 단기간에 크게 벌어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SK하이닉스 ADR 1주는 보통주 10분의 1주에 해당한다. 블룸버그는 한국 보통주를 ADR로 자유롭게 교환하기 어려운 구조 때문에 ADR이 일정 수준 높은 가격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의 50%가 넘는 프리미엄은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급등에는 옵션 거래 개시가 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 ADR 옵션이 이날부터 미국 옵션시장에 상장되면서 세계 최대 파생상품 시장의 투자자들이 보다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됐고, 이에 따라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CNBC에 따르면 이날 처음 거래를 시작한 SK하이닉스 ADR 옵션은 장중 약 15만 계약이 거래됐다. 이는 반도체 ETF인 밴에크 반도체 ETF(SMH)의 거래량(11만 계약)을 웃돌고 샌디스크와 마벨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다만 마이크론(약 38만 계약)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으며, 엔비디아 옵션 거래량(약 230만 계약)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콜옵션 거래량이 풋옵션보다 많았지만, 대규모 거래는 콜옵션을 매도하는 형태로 추가 상승은 제한적이거나 하락에 베팅하는 것이었다. CNBC는 거래량 상위 7건이 모두 약세 베팅이었다며 단기 급등 이후 추가 상승에는 신중한 시각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카고의 프로스퍼 트레이딩 아카데미의 스콧 바우어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SK하이닉스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가 동시에 상장되면서 단기 투기 수요가 옵션시장 대신 ETF로 일부 분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주간 옵션이 상장되면 옵션 거래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거의 10개에 달하는 운용사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인버스 단일종목 ETF를 출시했으며, SK하이닉스가 세 번째로 많이 편입된 메모리 ETF(DRAM)는 운용자산(AUM)이 23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블룸버그는 상장 초기 ADR의 높은 변동성은 AI 투자 밸류에이션 부담과 반도체 투자 사이클 정점 우려가 맞물린 영향도 받았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1일 나스닥 상장 첫날 12% 넘게 급등한 뒤 한국 증시 급락 여파로 이틀째 거래에서는 9% 넘게 하락했지만, 이날 급반등하며 다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블룸버그는 이번 SK하이닉스 상장이 해외 기업들의 미국 증시 상장 수요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넬슨 그릭스 나스닥 사장은 블룸버그에 "SK하이닉스의 성공적인 상장은 다른 해외 기업들도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나 ADR 발행을 적극 검토하도록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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