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아메리카' 끝?…"글로벌 연기금 달러 헤지 축소,강달러 힘 받는다"
加·유럽 연기금, 달러 헤지 비율 잇달아 낮춰…매파 연준에 헤지 비용 급등
"AI 투자 매력·워시 체제 신뢰 회복…당분간 강달러 지속 전망"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올해 들어 미국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연기금들이 지난해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우려 속에 늘렸던 달러 헤지를 다시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 기조와 높은 금리로 환헤지 비용이 급등한 데다 달러 안전자산 선호가 회복되면서 강달러를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웰스파고 분석에 따르면 캐나다와 네덜란드, 덴마크 연기금들은 지난해 미국 자산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확대했던 달러 환헤지를 최근 잇달아 축소하고 있다.
웰스파고가 주요 연기금의 환헤지 비율을 분석한 결과 일부 덴마크 연기금의 달러 헤지 비율은 1년 전보다 5%포인트 낮아졌고, 일부 캐나다 연기금도 약 1%포인트 축소했다. 환헤지 비율은 해외 자산 가운데 환율 변동 위험을 얼마나 제거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웰스파고의 에릭 넬슨 글로벌 외환전략 책임자는 "지난해 '셀 아메리카'는 단순한 시장 유행이 아니라 실제 자금 흐름이 있었다"면서도 "달러 헤지 수요는 이후 크게 약해졌고 최근에는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금들이 헤지를 줄이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금리가 높아지면서 환헤지 비용도 함께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일반적으로 선물환을 통해 달러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환위험을 헤지하는데, 이 비용은 미국과 자국 간 금리 차이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 미국 단기금리는 유로존보다 약 1.4%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해외 투자자들에게 달러 헤지는 상당한 비용 부담이 되고 있다.
미즈호아메리카의 가스 애플트 외환·신흥시장 파생상품 책임자는 "미국의 실질금리가 높아질수록 달러 자산의 투자 매력은 커지지만 환헤지 비용도 함께 올라간다"며 "대형 기관투자가들은 미국 주식을 헤지하지 않은 채 보유하는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달러를 이끈 또 다른 배경으로는 연준의 매파 기조가 꼽힌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지고 케빈 워시가 연준 의장에 취임하면서 미국 실질금리가 상승했고,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면서 제기됐던 연준 독립성 우려도 워시 체제 출범 이후 상당 부분 완화됐다고 시장은 평가하고 있다.
달러는 올해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로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졌을 때 다시 안전자산 역할을 하면서 위상을 회복했다.
시장에서는 연기금의 환헤지 축소가 달러를 추가로 지지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사이트인베스트먼트의 알렉스 몰로니 매크로 투자 책임자는 "과거 헤지 자금이 달러의 역풍이었다면 이제는 그 흐름이 사라지면서 달러에는 추가적인 순풍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강달러 지속 여부는 결국 미국의 AI 투자 열풍이 계속될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AI 투자 사이클이 둔화하거나 미국 성장세가 약화될 경우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다시 환헤지를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웰스파고의 넬슨 책임자는 "현재는 미국 금리도 높고 달러 자산 수익률도 높으며 미국 주식 수익률도 양호하다"며 "이 환경이 바뀌지 않는 한 강달러 국면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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