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통화정책 보고서 "관세·이란전쟁·AI 투자에 물가 압력 확대"

워시 체제 첫 보고서…"노동 균형·생산성 개선에도 인플레 여전히 높아"
2016년 이후 처음 통화량(M2) 언급…"팬데믹 유동성 대부분 해소"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2026.6.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관세와 중동 전쟁,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올봄 미국의 물가상승 압력을 한층 키웠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10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관세 영향의 진전과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AI 구축 붐으로 지난해부터 형성된 물가 압력이 올봄 더욱 강화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인플레이션은 올해 상승했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장기 목표인 2%를 여전히 웃돌고 있다"며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5월 기준 목표치의 약 두 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노동시장은 "수요와 공급이 대체로 균형을 이루며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6월 실업률은 4.2%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구인 건수와 해고 규모도 모두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노동공급은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민 증가세가 크게 둔화하고 고령화에 따른 경제활동참가율 하락이 이어지면서 노동공급 증가세가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동생산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미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견조한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들어 미국 경제는 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연율 2.1% 성장했지만, 주택시장 침체와 소비 둔화가 성장세를 일부 제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5월 말 취임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체제에서 처음 작성된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다. 워시 의장은 오는 14일 하원, 15일 상원에서 각각 반기 통화정책 증언에 나설 예정이다.

"AI, 생산성 높이지만 당장은 물가 자극"

특히 이번 보고서는 AI를 단기적인 물가 상승 요인으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워시 의장은 그동안 AI가 생산성을 높여 장기적으로는 물가를 낮출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혀왔지만, 최근에는 생산성 향상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반면 전력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등 AI 인프라 수요는 당장 급증하고 있다고 인정해왔다.

보고서는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과 반도체, 각종 자재 수요가 단기적으로는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워시 의장이 강조해 온 통화량(M2)도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반기 보고서에 포함됐다.

보고서는 현금과 예금 등을 포함하는 M2 증가율이 최근 2010년대 평균 수준으로 되돌아왔으며, 팬데믹 기간 급증했던 실질 통화 보유 규모도 대부분 정상화됐다고 평가했다. 이는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통화정책 준칙(rule)에 따르면 현재는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지만, 경제가 정책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이를 기계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경제는 정책금리가 어떤 경로를 따르느냐에 따라 다르게 전개될 수 있기 때문에 정책준칙의 권고는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