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난해 암호화폐로만 2.2조 벌어…"대담한 이해충돌"
정부윤리청에 재산신고…월드 리버티·밈코인 수익 14억달러 이상
골프장·리조트 매출도 15% 증가…"대통령의 이해충돌 방지 관행 깨"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가족의 암호화폐 사업을 통해 14억달러(약 2조2000억원) 넘는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 이후 친(親)가상자산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암호화폐가 트럼프의 최대 수입원이 됐다는 분석이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윤리청(OGE)에 제출된 트럼프 대통령의 2025년 연례 재산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가족의 암호화폐 사업에서 총 14억달러 이상의 소득을 신고했다.
가장 큰 수입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트럼프가 공동 설립한 암호화폐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이었다.
트럼프 일가는 해당 사업에서 암호화폐 토큰 판매를 통해 5억2000만달러 이상을 벌었고, 월드 리버티 지분 매각으로 2억5000만달러 이상을 추가로 거둬들였다. 이를 합쳐 약 8억달러의 수입을 신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밈코인 '$트럼프(TRUMP)' 판매를 통해서도 6억35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고 신고했다.
암호화폐 사업 수익은 1년 만에 폭증했다. 지난해 공개한 재산신고서에서 월드 리버티 관련 토큰 판매 수익은 5735만달러에 그쳤지만, 올해는 5억달러를 웃돌았다.
로이터는 자체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일가가 2025년 1월 백악관 복귀 이후 각종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최소 23억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스테이블코인 관련 연방 규정을 마련하고,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가상자산 업계 단속을 완화하는 등 업계 친화적인 정책을 잇달아 추진해왔다.
백악관은 이해충돌 의혹을 일축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과 그의 가족은 이해충돌에 관여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 등을 통해 미국을 세계 암호화폐 중심지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과 행정부의 모든 조치는 미국 국민의 최선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이를 문제 삼는 보도는 민주당과 기존 언론이 지난 10년간 반복해온 낡고 허위인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백악관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체는 자녀들이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신탁의 최종 수익자로 남아 있다.
암호화폐 외에도 전통적인 부동산 사업은 여전히 안정적인 현금창출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골프장과 리조트 사업 매출이 전년보다 15% 증가한 5억달러를 넘어섰다고 신고했다.
특히 트럼프가 취임 이후 자주 찾은 플로리다 마러라고 클럽 매출은 5000만달러에서 7700만달러로 급증했고, 인근 웨스트팜비치 골프클럽 매출도 27% 늘었다. 반면 로스앤젤레스 골프장의 매출은 감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밖에도 여러 언론사를 상대로 한 소송 합의금으로 8000만달러 이상을 받았으며, 해외 부동산 개발업체에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는 라이선스를 제공해 수백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고 신고했다.
윤리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법적으로는 일반 행정부 공직자와 달리 이해충돌 금지 규정의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전례와는 다른 행보라고 지적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 연방정부윤리청장을 대행했던 돈 폭스는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모든 대통령은 이해충돌 규정을 받는 것처럼 자신의 재산을 관리해 왔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관행을 완전히 깨뜨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사례는 대통령과 부통령의 투자 보유를 제한하는 추가적인 윤리 개혁 입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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