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워시 첫 FOMC서 금리 동결…연내 인하 전망 철회
연말 금리 전망 3.8%로 상향…"인상 9명·동결 8명·인하 1명"
물가 전망 3.6%로 대폭 상향…성명서도 절반 이하로 축소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케빈 워시 의장 취임 이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사실상 연내 금리인하 전망을 철회했다. 물가 전망을 대폭 상향 조정한 데 이어 성명서에서는 향후 금리 인하를 시사하던 문구까지 삭제하며 매파적 기조를 분명히 했다.
연준은 17일(현지시간) 이틀간의 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3.50~3.7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특히 연준은 회의 후 성명에서 그동안 유지해 온 '완화 편향(easing bias)'을 사실상 제거했다. 기존 성명서에 포함됐던 '추가적인 금리 조정(additional adjustments)' 문구를 삭제하고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The Committee will deliver price stability)"이라고 명시했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새로운 경제전망(SEP)과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 중간값은 3.8%로 제시됐다. 지난 3월 전망치인 3.4%보다 0.4%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19명의 FOMC 참가자 가운데 18명만 금리 전망을 제출한 가운데 9명은 연내 금리 인상을, 8명은 동결을, 1명은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사실상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을 접고 필요할 경우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연준은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을 3.6%로 제시했다. 지난 3월 전망치 2.7%에서 0.9%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 전망도 2.7%에서 3.3%로 상향됐다.
반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2.4%에서 2.2%로 소폭 낮췄고 실업률 전망은 4.4%에서 4.3%로 오히려 하향 조정했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물가 압력이 높아졌지만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연준의 판단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연준은 성명에서 "중동 분쟁에 따른 높은 불확실성에도 경제 활동은 견조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으며 생산성과 자본투자가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워시 의장의 색깔도 드러났다. 341단어에 달했던 지난 4월 성명서는 이번에 130단어 수준으로 대폭 축소됐다. 워시는 취임 전부터 점도표와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정책 안내), 연준의 과도한 시장 소통을 비판하며 "연준이 너무 많이 말한다"고 지적해 왔다.
이번 성명 축소는 시장에 미래 정책 경로를 과도하게 암시하지 않겠다는 워시식 소통 전략의 첫 신호로 해석된다.
또 성명서는 연준이 현재의 '충분한 지급준비금(ample reserves)'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혀 워시가 강조해 온 대차대조표 축소 논의는 당분간 뒤로 미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회의는 2025년 6월 이후 처음으로 반대표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FOMC이기도 했다. 동시에 표결권을 가진 위원 가운데 금리 인하를 주장한 인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워시 체제 첫 회의에서 연준이 물가 안정에 정책 우선순위를 재설정한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결정은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요구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도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트럼프는 전임 제롬 파월 의장을 강하게 비판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해 왔고 최근에도 금리 인상 가능성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워시 체제 첫 FOMC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해석됐다.
다만 시장은 여전히 워시 의장의 장기 구상에 주목하고 있다. 워시는 과거 인공지능(AI)이 생산성을 높여 구조적인 디스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반면 최근에는 AI 투자 붐과 데이터센터 건설, 전력 수요 확대 등이 단기적으로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더욱이 이번 점도표와 경제전망에는 회의 참가자 19명 가운데 18명만 참여해 워시 의장은 의견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워시는 과거 점도표와 포워드 가이던스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만큼, 월가에서는 제출하지 않은 한 명이 워시 의장일 가능성이 높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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