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코 "워시 체제 진짜 변수는 점도표 폐지보다 연준 대차대조표"

CIO "고금리 시대엔 포워드 가이던스 중요성 낮아"
"성급하게 금리 내리면 오히려 장기금리 상승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 취임식에서 워시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6.05.2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점도표(dot plot) 폐지와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 축소를 시사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연준의 소통 방식 변화에 쏠리고 있지만,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정책이 더 중요한 변수라고 진단했다.

핌코는 워시 체제에서 연준 자산 축소 속도가 금리와 수익률 곡선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으며, 이는 점도표나 기자회견 방식 변화보다 채권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리처드 클라리다 전 연준 부의장이자 핌코 글로벌 경제고문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행사에서 "새 연준 의장이 취임하면 투자자들은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새로운 정책 체제와 소통 방식을 파악하려 한다"며 "워시가 얼마나 자신의 색깔을 연준 커뮤니케이션에 입힐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워시는 지난 4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나는 과거와 현재의 많은 동료들과 달리 포워드 가이던스를 믿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 축소, 점도표 폐지, 의장 기자회견 축소 등의 변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핌코는 점도표 자체의 중요성이 과거보다 크게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댄 아이바신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정책금리가 매우 낮을 때는 포워드 가이던스가 중요했지만 현재 금리 수준에서는 시장 관점에서 그 중요성이 훨씬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점도표가 발표되면 시장이 많은 관심을 보이지만 실제 투자에서는 상당 부분 할인(discount)해서 해석해야 한다"며 "점도표는 개별 위원들의 의견일 뿐이고 항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점도표는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2012년 도입한 제도로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 환경에서 시장에 향후 금리 방향을 안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아이바신은 최근 중동 전쟁 이후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에서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한 사례를 언급하며 연준의 언어보다 경제 환경 변화가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도 2년물 국채금리는 2월 3.4% 수준에서 최근 4.2% 부근까지 상승했다"고 말했다.

워시 체제의 핵심 변수는 오히려 연준의 자산 축소 정책이라고 핌코는 강조했다. 현재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는 약 6조7000억달러로 2022년 정점인 9조달러에서 감소한 상태다. 워시는 과거 대차대조표를 더 적극적으로 줄이면 금리 인하 여력이 생길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혀왔다.

아이바신은 "우리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대차대조표 정책"이라며 "이는 수익률곡선의 형태와 만기별 채권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차대조표 문제는 커뮤니케이션 변화나 포워드 가이던스 논쟁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처럼 인플레이션과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연준이 성급하게 금리를 인하할 경우 오히려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이바신은 "단기금리를 내린다고 해서 반드시 5년물이나 10년물 금리도 함께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 같은 불확실성 속에서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장기금리가 반대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으며 이는 정책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핌코는 워시 체제에서 연준의 시장 소통이 줄어들 경우 변동성이 다소 확대될 수는 있지만, 금리 정책과 대차대조표 정책에서는 연준의 독립성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