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달러 사나이' 머스크…스페이스X 상장에 세계 첫 조만장자
스페이스X 지분 8600억달러…순자산 1조1000억달러 돌파
"현대의 에디슨" 지지 받지만…"과도한 권력집중" 비판론도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규모인 750억달러(약 114조원) 기업공개(IPO)를 성사시키면서 머스크가 세계 최초의 '조만장자(trillionaire)' 반열에 올랐다.
11일(현지시간) 포브스와 로이터 계산에 따르면 테슬라, 소셜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 인공지능 기업 xAI 등 다른 자산을 합친 머스크의 순자산은 스페이스X 상장 이후 1조1000억 달러(약 1670조 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포브스의 맷 듀롯 부편집장은 "세계 2위 부자의 자산은 약 3000억 달러 수준"이라며 "머스크는 다른 억만장자들과 비교해도 전혀 다른 차원에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이날 주당 135달러에 공모가를 확정하며 기업가치 1조 770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머스크가 보유한 스페이스X 지분 가치는 공모가 기준 약 8660억 달러(약 1300조 원)에 달하게 됐다.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에서 태어난 머스크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과 물리학 학사학위를 받고 1997년 졸업한 뒤 창업가의 길을 걸었다. 머스크를 세계적 기업가 반열에 올려놓은 것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다.
머스크는 2008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올라 전기차를 틈새시장이 아닌 주류 산업으로 끌어올렸다. 이후 스페이스X를 통해 재사용 로켓 시대를 열었고 스타링크 위성인터넷 사업으로 우주산업의 판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AI 기업 xAI를 스페이스X에 통합하며 AI 인프라 사업까지 확대했다. 이 밖에도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업 뉴럴링크, 지하터널 개발업체 보링컴퍼니 등을 공동 창업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 왔다.
머스크의 영향력이 자동차, 우주, AI, 소셜미디어에 걸쳐 확장되면서 시장에서는 그의 사업 생태계를 일종의 경제권이라는 의미에서 '머스크노미(Muskonomy)'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스페이스X의 천문학적 기업가치를 두고 시장에서는 '일론 프리미엄(Elon Premium)'이라는 평가도 있다고 로이터는 소개했다. 기업의 현재 실적보다 머스크의 비전과 실행력에 투자자들이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의미다.
IPO 전문 리서치업체 르네상스캐피털의 매트 케네디 수석전략가는 "스페이스X는 결국 일론 머스크에 대한 투자"라며 "1조 5000억~2조 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는 전통적 가치평가 방식을 뛰어넘는 '머스크 프리미엄'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스페이스X는 지난해 xAI 통합 이후 49억 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화성 이주 계획,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 스타십 로켓 등 미래 사업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머스크를 향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지지자들은 그를 전기차와 우주산업, AI 혁신을 이끈 기업가로 평가한다. 제너럴모터스(GM) 부회장 출신 밥 루츠는 "머스크는 미국 자동차 기술력에 대한 세계의 존경을 되살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과거 머스크와 법적 분쟁을 벌였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도 태도를 바꿨다. 다이먼은 최근 대담에서 머스크를 "우리 시대의 에디슨"이라고 평가했고, 지난해 CNBC 인터뷰에서는 "우리의 아인슈타인"이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지나친 권력 집중과 기업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한다. 머스크는 X를 통해 정치·이민·정부지출 등 다양한 현안에 직접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활동에 참여하면서 정치적 영향력도 크게 확대했다.
로이터는 "머스크의 기업 제국과 정치적 영향력이 점점 더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머스크의 독특한 행보보다 성공 경험에 더 주목하고 있다.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 IPO에 몰린 것은 머스크가 불가능해 보였던 사업들을 실제로 현실로 만들어 왔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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