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폭락에 스페이스X IPO까지…"암호화폐 시장 난국"
개미 자금 대형 IPO 시장으로 이동 조짐
"비트코인, 스페이스X·오픈AI와 위험자산 경쟁"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사상 최대 규모로 추진되는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가 이미 부진한 암호화폐 시장에 추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트코인이 2022년 FTX 파산 이후 최악의 주간 하락률을 기록한 상황에서 개인투자자 자금이 스페이스X와 오픈AI 등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스페이스X의 750억달러 규모 IPO가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하면서 당분간 가상자산 가격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스페이스X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으로 올해 초 AI 스타트업 xAI와 합병했다.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약 1조7500억달러로 평가되며 역사상 최대 규모 IPO가 될 전망이다.
특히 스페이스X는 전체 공모 물량의 최대 30%인 225억달러 규모를 개인투자자에게 배정할 계획이다. 이는 기관투자가 중심으로 진행되던 대형 IPO와 달리 개인 자금 유입을 적극 유도하는 방식이다.
암호화폐 업계는 이 과정에서 개인투자자 자금 일부가 가상자산 시장을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자산 유동성 공급업체 GSR의 스펜서 할런 글로벌 OTC 책임자는 로이터에 "750억달러 규모 IPO 자금은 결국 어디선가 나와야 한다"며 "암호화폐가 그 자금 조달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가 암호화폐와 비슷한 투자자층을 공유하는 점에 로이터는 주목했다. 스페이스X는 현재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화성 탐사 등 미래 성장 스토리를 앞세워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로이터는 이러한 스페이스X의 특성이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암호화폐와 유사한 투자 대상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트레이딩 업체 인디고(INDIGO)의 토머스 푸에흐 최고경영자(CEO)는 "스페이스X IPO는 적어도 초기에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일부 자금을 빼앗아 갈 것"이라며 "AI는 현재 암호화폐보다 더 매력적인 투자 테마"라고 말했다.
여기에 올해 안에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초대형 AI 기업들의 상장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위험자산 투자 자금이 AI 분야로 집중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스페이스X IPO는 암호화폐 시장이 가장 취약한 시기에 등장했다는 점에서도 비트코인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주 15% 급락하며 2022년 FTX 파산 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현재 가격은 약 6만2000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6223달러 대비 50% 이상 낮다.
시장 심리를 악화시킨 또 다른 요인은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Strategy)의 비트코인 일부 매각이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스트래티지는 수년간 "절대 매도하지 않는다"는 상징적 존재였지만 최근 일부 보유분을 처분했다고 공개했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도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암호화폐 지수업체 CF벤치마크스에 따르면 5월 미국 비트코인 ETF 순유출 규모는 20억달러를 넘어섰다.
CF벤치마크스의 수이 청 CEO는 "암호화폐에서 빠져나온 자금 일부가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거시경제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시장은 올해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비트코인과 같은 고위험 자산의 투자 매력은 낮아진다.
할런 책임자는 "스페이스X를 비롯한 대형 IPO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고 금리 인상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암호화폐 시장이 단기간에 강한 상승 동력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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