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100일째…국제 유가 200달러로 치솟지 않은 이유
블룸버그 "美 수출 확대·中 원유 수입 감소가 완충 역할"
호르무즈 봉쇄에도 시장 안정…"재고는 빠르게 소진"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동전쟁이 100일째를 맞았지만 국제유가가 당초 우려됐던 배럴당 200달러선으로 치솟지 않은 것은 미국의 증산과 수출 확대와 중국의 수요 급감이 공급 충격을 상쇄한 영향이라고 블룸버그가 7일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하루 1000만배럴이 넘는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지만 국제유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쟁 발발 직후 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랐지만 실제 시장은 예상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브렌트유 현물 가격은 한때 140달러를 넘었지만 최근에는 10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블룸버그는 비교적 안정적 유가 흐름의 가장 큰 배경으로 미국의 공급 확대를 꼽았다. 미국은 전쟁 이후 세계 최대 원유 공급 조절자 역할을 하며 수출을 크게 늘렸다. 지난달 미국의 원유 및 석유제품 수출은 지난해 평균보다 하루 200만 배럴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는 전략비축유(SPR) 방출에도 나서며 공급 부족 우려를 완화했다.
반면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는 예상보다 크게 둔화했다. 중국의 5월 원유 수입은 지난해 평균보다 약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략비축유 축적이 중단된 데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경기 둔화가 맞물리면서 정유업체들의 원유 구매가 크게 줄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우회 송유관과 항만을 활용해 일부 수출을 유지한 점도 공급 충격을 완화한 요인이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의 균형이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세계 원유 재고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와 전략비축유는 모두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주요 저장시설 재고도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PIMCO)의 원자재 투자 책임자 그레그 샤레노우는 "매주 수천만배럴의 재고가 시장에서 소진되고 있다"며 "몇 달 안에 시장의 완충 장치가 사실상 고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결국 향후 유가의 방향은 중국의 원유 수요 회복 여부와 미국·이란 간 평화 협상 진전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시장은 전쟁이 조만간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하고 있지만 협상이 결렬되거나 추가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유가가 다시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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