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급락·비트코인 붕괴…스페이스X IPO 앞두고 개미 자금 대이동
AI주 조정·금리 인상 베팅 확산…사상 최대 IPO 앞두고 투자심리 흔들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기술주와 암호화폐 시장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오는 12일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스페이스X가 개인투자자 자금의 향방을 가늠할 시험대로 떠올랐다.
최근 수년간 월가 강세장을 이끌었던 인공지능(AI) 관련주와 비트코인 등 대표적인 투기성 자산이 동시에 조정을 받으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어디로 이동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5일 뉴욕증시에서는 AI 관련 종목들이 수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나스닥100 지수는 5% 급락하며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브로드컴 실적 실망이 촉발한 반도체주 매도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한 데다 예상보다 강한 미국 고용보고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키운 영향이다.
비트코인도 6만달러 선 아래로 밀려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의 등장은 투기적 자금이 다음으로 어디를 향할지를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암호화폐, 밈주식, 레버리지 ETF, 제로데이옵션(0DTE), AI 관련주 등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투자처가 끊임없이 등장해 왔다.
여기에 기업가치 1조7700억달러를 목표로 하는 스페이스X가 12일 뉴욕 상장을 준비하면서 투자 자금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동안 미국에서만 600개가 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새로 출시됐다. 올해 들어 스페이스X 관련 ETF 신청도 20건 이상 접수됐으며 오픈AI와 앤트로픽 역시 대형 IPO 후보로 거론된다.
메릴랜드대 경영대학원의 데이비드 캐스 교수는 "올해 말 예상되는 오픈AI와 앤트로픽 IPO까지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같은 자금을 여러 투자처에 나눠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이번 IPO 물량의 최대 30%를 개인투자자에게 배정할 계획이다. 일반 IPO의 개인 배정 비중이 5%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현금 여력은 과거보다 줄어든 상태다. 미국 온라인 증권사 찰스슈왑 자료에 따르면 고객 자산 가운데 현금 비중은 2019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개인투자자들이 스페이스X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기존 보유 자산 일부를 매도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머스크의 또 다른 대표 기업인 테슬라가 자금 이동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F/m 인베스트먼트의 알렉스 모리스는 "최근 기술주와 비트코인 조정은 투기성 자산의 과열이 얼마나 빠르게 식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스페이스X 역시 이런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슈로더의 미나 크리슈난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9주 연속 상승으로 투자 포지션이 이미 과도하게 쏠려 있었고 이번 고용보고서가 매도세를 촉발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가 오히려 새로운 투자 열풍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JP모건 분석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IPO 종목의 상장 첫날 강세 흐름을 86%의 확률로 추종했으며 주가가 상승할 경우 이후 수주 동안 추가 매수에 나서는 경향을 보였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 IPO의 과제는 개인투자자의 관심을 끄는 것이 아니라 그 관심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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