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순간 6만2000달러 붕괴…'큰손 투매' 약세장 공포 확산
스트래티지 매도 충격에 16% 급락…"약세장 막바지 신호" 분석도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비트코인이 중동 지정학적 긴장과 기관투자자 이탈 우려 속에 순간 6만2000달러선 아래로 떨어지며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블룸버그와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4일 아시아 거래에서 한때 6만2000달러를 밑돌며 지난 2월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일주일 동안 낙폭은 약 16%에 달한다.
이번 하락세는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상장사인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보유 물량 일부를 매도한 이후 본격화됐다.
스트래티지는 최근 약 250만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32개를 처분했다. 규모 자체는 84만3000개가 넘는 전체 보유량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그동안 고수해온 '절대 매도하지 않는다(never sell)'는 원칙이 깨졌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크게 훼손했다.
애니모카브랜즈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조시 두는 블룸버그에 "스트래티지가 '절대 팔지 않는다'는 약속을 깼고 이는 시장 신뢰를 흔들었다"며 "유가 상승과 거시경제 여건 악화까지 겹치면서 비트코인이 6만2000달러 지지선을 하향 돌파할 위험이 커졌다"고 말했다.
중동 정세 악화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과 이란이 다시 군사 충돌을 주고받으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비트코인은 전통적인 안전자산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아시아 증시와 미국 주가지수 선물 하락세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장기 보유자들의 투매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컴퍼스포인트의 에드 엥겔 애널리스트는 최근 30일간 발생한 비트코인 매도 물량 가운데 26%가 9만달러 이상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한 투자자들로부터 나왔다고 분석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그동안 약세장에서도 버텨왔던 고점 매수자들이 결국 항복(capitulation)하고 있다"며 "이는 전형적인 약세장 후반부 현상으로 현재 비트코인 약세장이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을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추가 하락 위험이 남아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트레이드네이션의 수석 시장분석가 데이비드 모리슨은 "6만5000달러는 중요한 지지선으로 여겨졌지만 이미 무너졌다"며 "6만2000달러 아래에서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지난 2월 저점인 6만달러가 다음 목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미국 상장 비트코인 ETF에서는 최근 12거래일 연속 순유출이 발생했으며 누적 유출 규모는 약 40억달러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중동 전쟁 장기화와 금리 인상 우려, ETF 자금 이탈이 동시에 이어질 경우 비트코인 변동성이 당분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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