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협상 끝나도 상관없다"…국제 유가 5% 급등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1일(현지시간)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이 결렬돼도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중동 긴장 고조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장 대비 5% 이상 오른 배럴당 92.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역시 4% 넘게 상승한 배럴당 94.98달러로 마감했다.
유가 급등은 이란 국영 매체가 미국과의 협상 중단 가능성을 보도하면서 촉발됐다.
이란 국영 언론은 테헤란이 레바논에서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응해 미국과의 협상을 중단할 수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봉쇄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NBC와 전화 인터뷰에서 협상 결렬 가능성에 대해 "정말 신경 쓰지 않는다(I couldn't care less)"며 "그들은 너무 많은 시간을 끌었다. 솔직히 협상이 매우 지루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를 미국과 이란이 추진 중인 휴전 연장 합의가 무산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주말 동안 미국과 이란은 추가 공습을 주고받았고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로 군사작전을 확대했다. 이로 인해 지난주 형성됐던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가 크게 약화됐다.
이란은 협상 재개 조건으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중단과 레바논 점령지 철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혁명수비대와 가까운 타스님 통신은 테헤란이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전략 요충지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도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에너지 수송로다. 시장에서는 해협 봉쇄가 현실화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유가 상승폭은 장 후반 일부 축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했다며 "베이루트로 진격하는 병력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데다 "이란과의 협상도 빠른 속도로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유가 상승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머지않아 유가는 바위처럼 떨어질 것(drop like a rock)"이라며 공급 우려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국제유가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미국과 이란이 휴전 연장 합의에 접근하고 있다는 기대감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브렌트유와 WTI는 지난주 각각 11.1%, 9.6% 하락하며 4월 이후 최악의 주간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시작된 지난 2월 말 이후로는 여전히 30%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올해 4분기 브렌트유와 WTI 전망치를 각각 90달러와 83달러로 유지하면서도 "중동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상방 위험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유 수요 약화는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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