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2% 하락…트럼프 방중 속 미국·이란 협상 교착

"호르무즈 긴장 여전…변동성 계속될 것"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 앞바다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는 사진을 지난 4일(현지시간) 이란 ISNA통신이 보도했다. 2026.5.5.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미·이란 휴전 협상 교착과 미중 정상회담을 주시하는 가운데 하락 마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 불안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2.25% 하락한 배럴당 105.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1.42% 내린 101.02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배럴당 100달러 안팎의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시장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주목했다. 양국 정상은 오는 15~16일 회담에서 중동 전쟁과 이란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전쟁 종식을 위해 중국 도움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시장에서는 중국의 역할에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란산 원유 최대 구매국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휴전 논의에도 불구하고 실제 공급 차질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필립노바의 프리얀카 사흐데바 선임시장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시장은 중동 지역 뉴스 하나하나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추가 긴장 고조나 공급 위협이 발생하면 브렌트유와 WTI 모두 다시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이날 보고서에서 중동 전쟁 여파로 올해 글로벌 원유 공급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UBS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최근 IEA 보고서는 지난 두 달 동안 대규모 원유 재고 감소가 나타났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공급 차질 규모가 상당하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IEA는 또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확대 영향으로 러시아의 4월 원유 생산량이 하루 46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날 2026년 세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고유가가 미국 경제에도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해 거의 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고유가가 휘발유 가격뿐 아니라 서비스·운송비 등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2차 인플레이션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가 당분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높은 금리는 원유 수요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430만배럴 감소해 시장 예상치였던 210만배럴 감소를 크게 웃돌았다. 휘발유 재고 역시 410만배럴 줄어 예상치를 상회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