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연준의장 지명자 "통화정책은 독립"…연준 역할은 제한 의지

한국시간 21일 오후 11시 상원 청문회…사전 모두발언 공개
"대통령 발언이 곧 독립성 위협 아냐…다양한 의견 들을 만큼 강해야"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지명자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자인 케빈 워시는 상원 인준 청문회를 앞두고 "연준은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야 한다"며 통화정책 독립성과 동시에 중앙은행의 역할 재정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통령·의원 발언이 곧바로 위협은 아니다"

워시는 상원 은행위원회의 인준 청문회를 하루 앞둔 20일(현지시간) 사전 제출한 모두발언에서 "통화정책의 독립성은 필수적이며, 연준은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의회가 부여한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워시의 인준 청문회는 미 동부시간으로 21일 오전 10시(한국시간 21일 오후 11시) 시작될 예정이다.

워시는 사전 모두발언에서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연준의 독립성이 가장 높게 보장돼야 하지만 의회가 부여한 모든 기능 영역까지 이러한 독립성이 확대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공적 자금 관리와 은행 규제·감독, 국제금융에 영향을 미치는 영역 등 연준의 모든 법정 기능까지 같은 수준의 독립성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부연했다.

그는 또한 "대통령이나 의원들이 금리 방향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것 자체가 통화정책의 운영상 독립성을 곧바로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중앙은행은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을 만큼 강해야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경제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겸손해야 하며, 불완전한 데이터를 실질적 통찰로 바꿀 수 있을 만큼 지혜로워야 한다고 워시는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시사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물가 압력을 낮출 수 있다는 자신의 기존 판단 아래 보다 적극적으로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독립성은 내부에서 나온다"…'현상 유지의 폭정' 개혁 시사

워시는 연준의 독립성은 연준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봤다. 먼저, 의회가 연준에 부여한 핵심 임무는 변명 없이 물가 안정을 지키는 일이며, 인플레이션은 결국 연준이 책임져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둘째는 연준의 독립성이 통화정책 집행에서 가장 강하게 보장되지만, 공공 자금 관리나 은행 규제·감독, 국제금융 관련 사안까지 같은 수준으로 확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지적했다. 이어 연준은 자기 역할에 충실해야 하며 재정·사회정책 같은 영역으로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준이 권한이나 전문성이 없는 분야까지 개입할 때 오히려 독립성이 가장 크게 훼손된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미국 정부의 범용 기관이 아니며, 다른 곳에서 논의되고 결정되어야 할 사안을 대신 판결하는 항소법원 같은 기관처럼 행동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또 연준의 권한과 책임 사이에는 더 명확한 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시는 이어 "인플레이션은 선택이며, 연준은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낮은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방패이자 신뢰의 기반이지만, 최근처럼 물가가 급등하면 특히 저소득층이 큰 피해를 입고 경제 운영 시스템에 대한 믿음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상 유지의 폭정"이라는 밀턴 프리드먼의 표현을 떠올리며, 크고 복잡한 기관일수록 관성과 기존 관행에 갇히기 쉽다고 지적했다. 세계가 빠르게 변하는 만큼 연준도 변화에 맞춰 개혁돼야 한다는 취지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이 연준 내부를 잘 아는 사람인 동시에 질문하는 외부인의 시각도 갖고 있다며, 인준된다면 연준이 임무에 집중하고 한계를 인식하면서도 미국 국민을 위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기관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