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6% 급등…미·이란 휴전 붕괴 우려에 시장 '긴장'(종합)

브렌트 95달러·WTI 89달러…호르무즈 해협 이중봉쇄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가 엑스(X) 계정을 통해 공개한 사진으로 AH-64 아파치 헬기가 지난 17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금지) 2026.04.20.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이 흔들리면서 국제 유가가 6% 안팎 급등했다. 중동 긴장이 재차 고조되며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시장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20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5.10달러(5.64%) 오른 95.48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76달러(6.87%) 상승한 89.61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유가는 지난 18일 이란이 휴전 기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약 9% 급락했지만, 주말 사이 긴장이 재점화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말 사이 미국이 봉쇄를 뚫으려던 이란 화물선을 나포하고, 이란이 보복을 경고하면서 충돌 재개 가능성이 커졌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의 "지속적인 휴전 위반"이 외교 협상의 최대 장애물이라고 비판했고, 휴전 연장 여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휴전 연장 가능성에 대해 "모른다. 연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혀 불확실성을 키웠다.

시장에서는 지난주 후반 형성됐던 낙관 분위기가 빠르게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즈호의 밥 야거 에너지 선물 디렉터는 로이터에 "금요일(17일) 형성된 긍정적 분위기는 완전히 사라졌다"며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는 한 유가는 점진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전 세계 원유와 LNG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은 현재 사실상 마비 상태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12시간 동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3척에 불과했다.

시장 분석업체 트라두(Tradu)의 니코스 자부라스 애널리스트는 "현재 해협은 사실상 '이중 봉쇄' 상태"라며 "휴전 종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설령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자부라스는 "공급이 단기간에 정상화되기 어렵기 때문에, 갈등이 완화되더라도 유가 하락 속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 하루 동안 20척 이상의 선박이 해협을 통과하며 일시적으로 물동량이 늘었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여전히 크게 위축된 상태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