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WTI 92달러 아래로…미·이란 추가 협상 기대 반영(종합)

백악관 "추가 대화 가능성"…IEA "고유가에 수요 급감 전망"

1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무산담주 해안에 있는 선박의 모습. 2026.04.1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이란 사이 추가 협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동 긴장 속에서도 외교적 해법 기대가 유가 상승 압력을 일부 되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은 전장 대비 약 8% 급락한 배럴당 91.28달러에 마감하며 92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국제 기준유인 브렌트유 6월물도 4% 넘게 하락한 94.79달러를 기록했다.

백악관이 미국과 이란 간 추가 평화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유가는 크게 떨어졌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CNBC에 양국 간 2차 협상이 검토되고 있지만 아직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JD 밴스 부통령도 전날 인터뷰에서 "추가 대화 여부와 합의 도달은 결국 이란에 달려 있다"며 협상의 공이 테헤란에 넘어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군사적 긴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미국 해군은 이란을 압박하기 위해 걸프 지역에서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작했다. 이번 조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이란의 원유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봉쇄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공급을 더 위축시키는 요인이지만, 동시에 협상 압박 수단으로 작용해 중장기적으로는 긴장 완화 기대를 키우는 이중적 효과를 낳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보고서에서 이번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충격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고유가가 소비를 위축시키면서 2분기 글로벌 원유 수요가 하루 15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연간 기준으로도 수요는 하루 8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기존에 하루 64만 배럴 증가를 예상했던 것에서 크게 하향 조정된 수치다.

현재 유가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외교적 기대 사이에서 변동성을 키우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공급 차질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협상 재개 가능성이 가격 상단을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유가 흐름은 군사적 긴장과 외교적 진전 사이의 균형에 좌우될 것으로 보이며, 단기적으로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