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호르무즈 막히자 아프리카 우회…공급망 재편 가속

CEO 블룸버그 인터뷰서 "세계화 끝났다…현지화 확대"

현대자동차가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6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볼더’ 콘셉트를 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고 2일 밝혔다. 사진은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2026 뉴욕 국제 오토쇼 현대차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모습. (현대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차질을 빚자 현대자동차가 아프리카를 우회하는 항로로 선박을 돌리며 글로벌 공급망 대응에 나섰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란 전쟁 여파로 해협 통과가 어려워지자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을 경유하는 항로로 운송 경로를 변경했다.

현대자동차의 최고경영자(CEO) 호세 무뇨스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선박을 희망봉으로 우회시키고 있다"며 “운송 시간이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항로 변경을 넘어 공급망 전반을 재설계하려는 전략의 일환일 수 있다. 현대차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세, 공급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과 부품 조달을 지역별로 분산하는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한국에서 부품을 수송하는 대신 현지 조달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존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는 해상 운송 의존도가 높았지만, 이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팬데믹 이후 공급망 충격에 대비해 재고를 확대하고 의사결정 속도도 높여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연 1회 수준이던 공급망 회의는 현재 주 단위로 진행되고 있다.

무뇨스 CEO는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공급과 수요를 지속적으로 조정하고 있다"면서도 "지금처럼 어려운 환경은 없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차질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실제 통행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차는 장기적으로 미국 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도 추진 중이다.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내 생산 능력을 약 120만대로 늘리고, 공급망의 80%를 현지화하는 것이 목표다.

전기차 전략도 일부 수정된다. 조지아주 사바나 공장은 기존 순수 전기차 중심에서 하이브리드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까지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다.

무뇨스 CEO는 "글로벌화는 끝났다"며 "앞으로는 지역 중심의 공급망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