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약품에 100% 관세…한·EU·일본 등 15% 적용

가격 협상·미국 내 생산 시 면제…제약사에 120~180일 선택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 있는 트럼프 턴베리 골프 클럽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만나 회담 중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관세와 관련한 질문에 "매우 가까운 미래에 제약 관련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7.2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수입 의약품에 최대 10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글로벌 제약업계에 강한 압박을 가했다. 미국 정부와 가격 협상에 응하거나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지 않을 경우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핵심이다.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고 정부 약가 협정도 체결하지 않은 특허 의약품에는 100% 관세가 부과된다. 대형 제약사는 120일, 중소 제약사는 180일 내 대응 방안을 제출해야 하며, 이 기간 내 생산 이전이나 가격 협상을 결정해야 한다.

제약사가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할 경우 관세는 20% 수준으로 낮아진다. 또 미 보건복지부(HHS)와 최혜국 약가(MFN) 협정을 체결하면 관세는 면제된다. 현재까지 17개 제약사가 해당 협정에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13건은 이미 체결되고 4건은 협상이 진행 중이다.

기존 무역협정을 고려해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스위스에서 생산된 의약품에 대해서는 관세가 15%로 낮게 적용된다. 영국은 별도의 관세 협정이 적용된다.

제네릭(복제약)은 최소 1년간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의약품의 90% 이상이 제네릭이다. 또 희귀질환 치료제, 수의용 의약품 등 일부 특수 의약품은 공중보건 필요성을 고려해 면제된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 높은 약값을 낮추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미국 환자들이 지불하는 처방약 가격은 다른 선진국 대비 최대 3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혜국 약가' 정책을 통해 제약사들이 다른 고소득 국가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도록 압박해왔다.

현재 화이자, 일라이 릴리 등 일부 대형 제약사는 정부와의 협정을 통해 3년간 관세 면제 혜택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업계 단체 PhRMA에 소속된 기업 중 절반가량은 아직 협정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특히 중소 제약사들은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개별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