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여파에 헬륨 부족…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 확산

천연가스 부산물 공급 차질…칩·자동차·전자제품 생산 영향

5일 경기 과천시 과천국립과학관 미래상상SF관에서 열린 '현대 전자 문명의 기반, 반도체' 전시에서 반도체가 전시되어 있다. 2025.3.5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동 전쟁 여파로 헬륨 공급이 위축되면서 글로벌 기술 공급망에 차질이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생산 공정에 필수적인 헬륨의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이 제한되자 기업들은 대체 공급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헬륨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냉각, 누설 검사, 정밀 가공 등에 사용되는 핵심 산업용 가스로, 고정밀 공정에서 대체가 쉽지 않은 소재로 평가된다.

헬륨은 천연가스 생산 과정에서 부산물로 추출되며 공급이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카타르는 전 세계 공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생산과 물류가 동시에 영향을 받고 있다.

공급망 컨설팅업체 타이달 웨이브 솔루션의 카메론 존슨 수석 파트너는 상하이에서 열린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차이나서 "헬륨 부족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생산 속도를 늦추거나 핵심 제품에 자원을 우선 배분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생산 축소로 이어지고 이는 전자제품과 자동차, 심지어 스마트폰까지 산업 전반에 파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위스 반도체 부품업체 VAT의 중국 영업 책임자인 제리 장은 중동 갈등 이후 헬륨 공급이 빠듯해지면서 자사와 다른 기업들의 생산에도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물류 지연이 겹치며 공급 차질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미국 등 다른 지역에서 대체 공급 확보를 시도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헬륨 부족은 반도체를 넘어 더 넓은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스라엘산 원자재를 사용하는 미국 반도체 마이크론은 납기 지연이 발생하며 고객사로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프랑스 산업용 가스 업체 에어리퀴드 경영진도 단기적인 헬륨 부족 가능성을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헬륨 공급 차질이 전쟁에 따른 에너지 및 물류 충격이 첨단 제조업 공급망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