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부, 연준과 관계 재정립 검토…영란은행 모델 주목"

FT "정기 소통·책임 강화 …독립성 유지하되 역할 재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가운데)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오른쪽)이 2025년 5월 캐나다 밴프에서 열린 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한 모습.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재무부가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영국 중앙은행(BOE, 영란은행) 모델이 참고 사례로 부상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최근 시장 관계자들과의 논의에서 연준과 재무부 사이 관계를 보다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시장 인사들은 베선트가 영국처럼 중앙은행과 재무당국 간 정기적인 정책 소통 구조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FT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중앙은행 총재가 인플레이션 목표와 관련해 재무장관과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그 사유와 대응 방안을 설명하는 공식 서한을 재무부에 제출하는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이는 통화정책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로 평가된다.

다만 베선트 장관은 재무부와 중앙은행 사이 정기적 서신 교환 체계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선트 장관은 FT와 인터뷰에서 "정기 서한 교환은 실효성이 낮고 관료적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는 중앙은행과 정부 사이 공식적 소통을 강화하는 영국식 모델에 관심이 있다는 점에서는 베선트 장관과 뜻을 같이 한다. 하지만 워시는 베선트와 달리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설명과 책임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서한 교환 방식의 장점을 강조해왔다고 FT는 전했다.

현재 재무장관과 연준 의장 간 관계는 제도화된 구조보다는 비공식적인 협의에 가깝다. 통상 두 인사는 일주일에 한 번 아침 식사를 함께하며 만나 경제 상황과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의 경우 1997년 토니 블레어 정부가 중앙은행에 정책 독립성을 부여하면서도 정부가 일정 부분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장치를 함께 도입했다. 영국 재무부는 공식적으로 중앙은행의 물가 목표를 설정할 권한을 갖고 있으며, 중앙은행은 그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해 설명 책임을 진다.

반면 미국 연준은 의회로부터 물가 안정과 고용이라는 목표를 부여받지만, 구체적인 인플레이션 목표는 내부적으로 설정해왔다. 또한 연준은 연 2회 의회에 통화정책을 보고하는 구조를 통해 감독을 받는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