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2% 하락…이란 "비적대 선박 통과 허용" 신호(종합)

호르무즈 통제 여전·전쟁 불확실성 지속…"지정학 리스크 가격좌우"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 대사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석기 외교통일위원장 및 여야 간사들과 면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3.25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란이 비적대 선박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국제 유가가 하락했다.

25일(현지시간)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은 2.2% 하락한 배럴당 102.22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2.2% 내린 90.32달러에 거래됐다.

유가 하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촉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며, 이란이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란 에너지 시설 공격 계획도 협상을 이유로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란은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부인하며 시장의 혼란은 이어졌다.

이란은 유엔 대표부를 통해 "비적대 선박은 적절한 당국과 협의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 인도, 파키스탄 선박 일부가 해당 조건 하에 통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에서는 공급 차질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핵심 요충지다.

하지만 전반적인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중동 지역 원유 공급은 수십 년 만의 최대 수준으로 위축됐으며, 향후 협상 진행 여부와 전쟁 확산 가능성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유가 움직임이 기본 수급 전망보다 "최악의 시나리오 발생 가능성"에 대한 시장 인식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은 특히 원유 시장이 사실상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며,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가격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기본 시나리오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4월 중 약 4주에 걸쳐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란은 "지역 안정이 확보되지 않는 한 유가는 정상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통제 의지를 재확인해, 단기적으로는 시장 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shinkirim@news1.kr